제1903화 꺼져
“그래.”
한유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대표 사무실.
소파에 앉은 심강열의 표정은 중요한 담판을 앞둔 듯 어딘가 비장하기까지 했다.
“앉아.”
한유라가 소파에 앉았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한편, 비서 역시 냉랭한 분위기를 느꼈지만 그 죽일 놈의 호기심을 못 참고 결국 시키지도 않은 커피 두 잔과 함께 사무실로 들어섰다.
그러자 겨우 침착함을 지켜내던 심강열이 호통을 쳤다.
“당장 나가요!”
“아... 네, 네!”
비서가 혼비백산한 얼굴로 사무실을 나서고 회사에서 이렇게 이성을 잃은 심강열의 모습은 처음 보는지라 한유라는 그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왜 웃어?”
“그냥. 사실 나한테 화내고 싶은 거면서 엄한 직원한테 성질 부리네 싶어서.”
심강열이 미간을 찌푸렸지만 한유라는 바로 말을 이어갔다.
“나 진심으로 가고 싶어.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이유 때문 아니야. 정말 내가 뭔가 해보고 싶어서 그래. 당신이랑 엄마 그림자에서 벗어나서 나 혼자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잠깐 침묵하던 심강열이 고개를 들었다.
“누가 일하지 말래? 네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프로젝트는 많고도 많아. 하지만 C시는 안 돼. 거긴 정말 위험하단 말이야.”
하지만 꾹 다문 한유라의 입술을 보고 있자니 쏟아내고 싶은 말들이 목구멍에 콕 박힌 듯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던 그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도 나한테 화난 거지? 걔가 그런 사람인 줄 알았다면 절대... 절대 우리 앞에 나타나게 두지 않았을 거야. 정말이야...”
죄책감에 사로잡힌 그의 모습을 바라보던 한유라가 자리에서 일어서 심강열을 꼭 안아주었다.
따뜻한 위로에 심강열도 팔을 뻗어 그녀를 더 힘껏 끌어안았다.
“유라야, 나한테 화난 거 있으면 차라리 날 때리고 욕해. 하지만... 날 떠나는 건... 그것만은 안 돼.”
이대로 한유라를 잃을까 진심으로 두려워진 심강열의 목소리가 살짝 떨려왔다.
이런 느낌은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아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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