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02화 성공했어
한숨을 푹 내쉰 하시율은 진지한 얼굴로 한유라를 돌아보았다.
“그 애가 갑자기 나타나서 유라 너도 당황스럽고 상처 많이 받았을 거야. 내가 대신 사과하마. 그 아이... 한국을 떠나기 전까지 정말 뻔뻔하더구나. 유학 명목으로 거액을 요구하는 걸 처음엔 거절했었는데 강열이랑 깔끔하게 헤어지겠다고 해서 돈으로 이 악연을 끊어낼 수 있다면 그것도 좋겠다 싶어서 받아들였어. 다시 한국엔 안 들어올 줄 알았는데... 그 뻔뻔한 성격 어디 가겠니? 너희 두 사람이 알콩달콩 사는 걸 보니까 배가 아팠던 거겠지. 그래서 훼방이라도 놓으려고 나타난 것 같은데... 너희 두 사람이 또 그 여우 같은 애 손에 놀아나는 거 난 용납 못한다.”
‘아, 어머님... 진짜 눈치채고 계셨구나...’
한유라가 몰래 주먹을 꽉 쥐었다.
한참 뒤에야 감정을 추스른 심강열이 겨우 한 마디 내뱉었다.
“그래도... 저한테만큼은 말씀해 주셨어야죠.”
“홍경그룹이 소은정 대표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았다면... 우리 심해는 정말 무너졌을 거야. 네가 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얼마나 힘든지 내가 다 아는데 그런 얘기를 어떻게 해... 그때 너 시간 날 때마다 회사 건물 옥상에 들락거린다는 얘기 듣고 내가 얼마나 놀랐는 줄 아니?”
그때 가슴이 철렁 내려앉던 기분이 다시 떠오르며 하시율은 눈시울을 붉혔다.
‘강열 씨... 그때 정말 많이 힘들었겠다...’
한유라가 고개를 돌려 심강열을 바라보았다.
분노, 후회, 배신감. 지금 이 순간 치미는 감정을 꾹 참아내고 있는 고집스러운 입술을 바라보고 있자니 안쓰러움이 밀려들었다.
솔직히 심강열과 알고 지낸 시간을 결코 길다고 말할 순 없었지만 그가 강한 사람이라는 걸 보아내는 건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런데 그런 그가 옥상에 올라갈 지경이었다면 도대체 얼마나 궁지에 몰렸던 걸까?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 회사를 어떻게든 살려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무겁게 그의 어깨를 짓눌렀을 것이다.
아득한 옥상에 서서 그는 어쩌면 정말 이대로 뛰어내리고 싶다는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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