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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7화 환상 파멸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소은정에게서 한시도 떨어지기 싫어했던 전동하가 아닌가? 그런데 아내가 깨어났는데 왜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까? 게다가 생각보다 기쁜 표정도 아니었다. 소은해의 질문에 전동하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그는 입술을 꾹 깨물고 말했다. “아직 제대로 회복한 건 아닌 것 같네요. 의사 소견 들어보죠.” 소은해는 미간을 확 찌푸리고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제대로 회복한 게 아니라니? 깨어난 것만으로도 기적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런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병실로 뛰어들어갔다. “내 동생….” 그는 기쁜 표정으로 동생을 향해 두 팔을 활짝 벌렸다. 하지만 병실에 있던 의사들은 하나 같이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소은해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소은정은 병상에서 고개를 갸웃하고는 그를 향해 환한 미소를 지었다. “오빠, 그 여자 연예인한테 쓴 고백 편지, 내가 아빠한테 전해줬어!” 그녀는 장난기 어린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순간 소은해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여자 연예인? 고백 편지? 이건 무슨 얘기지? ‘내가 언제 여자 연예인한테 고백 편지를 썼다고! 잠깐!’ 어렴풋이 기억나는 사건이 있었다. 그가 금방 연예계에 데뷔했을 때 호감을 느꼈던 여자 배우가 있었다. 그때 충동적으로 편지를 썼던 것 같았다. 게다가 같은 여자인 소은정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렇게 공 들여서 쓴 연애편지는 사라졌었다. 그때는 어디서 잃어버린 줄 알고 동생에게 자초지종을 묻지도 않았는데 편지는 공교롭게 소찬식의 손에 들어갔었다. 그때 편지를 들고 호통치며 매를 들던 소찬식의 얼굴이 지금도 기억난다. 그 뒤로 그는 연예계가 얼마나 혼잡한 곳인지 알게 되었다. SC그룹에서 투자한 드라마에 남자 주인공으로 출연한 적 있는데 그는 몰래 손을 써서 그 여배우를 여자 주인공으로 발탁시켰다. 물론 여배우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 여배우는 카메라에 많이 잡히려고 감독과 수시로 잠자리를 가졌고 결국 그녀가 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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