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11화 순진한 그녀
소은정은 눈을 굴리며 부드럽게 웃었다.
“그래요. 어차피 가려고 했으니까요.”
하지만 여자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기도 전에 소은정의 옆에 있던 남자가 그녀를 말렸다.
“안 돼요. 우리랑 상관없는 일이니까 오지랖 부리지 말아요.”
그 말에 여자의 얼굴이 어색하게 굳었다.
소은정도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어차피 가는 길도 같은데….”
전동하는 차갑게 굳은 얼굴로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러고는 소은정의 어깨를 껴안고 앞으로 몇 걸음 더 가서 작은 소리로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저 여자 남자 화장실에서 남자 꼬시는 여자예요. 별로 질 좋은 여자가 아니라고요. 성강희 씨가 한 말도 있으니까 저 여자 믿지 말아요. 저런 애들을 인터넷에서 뭐라고 했더라? 여우? 다른 사람 가정을 파탄 내는 여우니까 저 여자랑 가까이 하지 말아요!”
소은정은 멍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전동하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줄이야.
그녀는 눈을 깜빡이며 약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말은 보통 여자가 남자한테 하는 얘기 아닌가?
‘왜 나한테 저런 말을 하지?’
전동하는 멍한 그녀의 표정을 보고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됐어요. 어차피 은정 씨는 순진해서 그런 거 잘 모르니까 내 말 들어요. 어쨌든 귀찮게 들러붙기 전에 어서 가요.”
한편, 이율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제 자리에 서 있었다.
이제 더 다가갈 명분도 없었다.
믿을 수 없었다.
그녀는 경악한 얼굴로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저기서 말하면 이쪽에 안 들릴 줄 알았을까?
‘일부러 나 들으라고 말한 건가?’
혼신의 연기를 다했지만 그의 한마디에 모든 게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소은정이 다가왔을 때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남자가 단 한마디로 그녀의 계획을 까발릴 줄이야.
‘믿을 수 없어… 세상에 어떻게 저런 남자가 다 있지?’
이율은 자신을 경멸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고는 얼른 자리를 뜨는 남자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정말 자존심이 상했다.
소은정은 웃음을 참으며 그와 함께 엘리베이터에 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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