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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2화 차를 잘못 탔네

하지만 소은정은 추위 때문에 그들의 시선에 불쾌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모닥불이라도 쬐었으면 좋겠다... 이때 우연준의 휴대폰 액정과 함께 그의 표정이 환해졌다. “대표님, 택시 잡혔습니다. 어서 가시죠.” 그제야 소은정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승차 구역에 도착한 소은정은 바로 앞에 검은색 링컨이 멈춰있는 걸 발견했다. 열린 문 사이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가 보이고 소은정은 온몸이 사르르 녹는 것 같은 느낌에 고민도 하지 않고 차에 탑승했다. 하지만 뒤에 서 있던 우연준은 고개를 갸웃했다. 분명 콜택시를 불렀는데 왜 저런 외제차가... 한편 허리를 숙이고 차 안에 머리를 들이민 소은정의 시야에 익숙하면서도 낯선 남자의 얼굴이 들어왔다. 박수혁이었다. 순간 소은정의 몸이 살짝 떨리고 우연준도 부랴부랴 한 마디 덧붙였다. “대표님, 저희가 부른 차가 아닌 것 같은데요...” 하지만 상황 파악이 되었을 때는 이미 늦은 뒤. 말없이 고개를 돌린 소은정이 우연준을 힐끗 바라보았다. 한편, 차 안에 있던 또 다른 인물, 박수혁의 클라이언트는 다짜고짜 차에 탄 아름다운 여인의 얼굴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이분은...” 박수혁은 여느 때처럼 차가운 표정이었다. 박수혁의 얼굴을 확인한 소은정이 차에서 내리려던 순간, 박수혁이 손을 뻗어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더니 그녀를 좌석에 앉혔다. “문 닫아.” 그의 차가운 목소리와 함께 어느샌가 모습을 드러낸 이한석이 잠깐 망설이다 결국 박수혁의 분부대로 문을 닫았다. 차에 앉은 소은정은 거칠게 그의 손을 뿌리쳤다. “죄송합니다. 차에 잘못 탔네요. 문 열어...” 유창한 영어로 옆에 앉은 클라이언트와 대화를 나누던 박수혁은 그제야 고개를 들더니 소은정에게 물었다. “어디로 가는데. 내가 데려다줄게.” “됐어.” 낯선 타향 땅에서 길을 잃는 것보다 박수혁과 엮이는 게 더 끔찍하게 싫었던 소은정이 단호하게 거절했다. 따뜻하게 히터를 켰음에도 차안의 분위기는 기이하게도 차가웠다. 그 누구 하나 먼저 입을 열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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