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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32장

순간 장내는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양측이 맞부딪히기만 하면 금방이라도 큰 싸움으로 번질 것 같았다. 그런데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블랙 위도우가 갑자기 빙긋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어르신, 우리가 별로 말이 통하는 사이는 아니지만 이렇게 얘기도 나눠 보기 전에 손을 쓰려고 하는 건 좀 아니지 않습니까?” “게다가 이 세상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아군도 없습니다.” “어르신이 내 진심을 알아보셨다면 이번에 내가 이렇게 어르신을 찾아온 이유가 폐를 끼치러 온 것이 아니라 물건을 보내러 온 것임을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말을 하던 중 블랙 위도우가 부하들에게 손짓을 했고 몇몇 부하들은 상자 하나를 들고 형홍익 앞에 놓았다. 형 씨 가문 사람들은 눈빛이 굳어졌고 누군가 천천히 다가가 얼른 안을 확인한 후 조용히 말했다. “어르신, 우리한테 빼앗아간 그 물건이 맞습니다.” 형홍익은 의아한 눈빛을 띠며 형 씨 가문 사람들에게 그 상자를 뒤로 옮기라고 손짓한 뒤에야 희미하게 눈을 뜨고 블랙 위도를 바라보았다. “우리 가문에서 훔쳐간 물건을 되돌려 주려고 여기 왔다는 게 정말이야? 진심인가 말이야?” “당연히 아닙니다. 그것은 단지 시작에 불과합니다.” 블랙 위도우의 눈에는 미소가 가득했고 곧이어 그녀는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그러자 이번에는 그녀의 부하들이 또 다른 상자 하나를 어깨에 메고 나왔다. 블랙 위도우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과감하게 상자를 열게 했다. 그 안에는 불탑이 있었다. 불탑은 조형이 매우 고풍스러웠고 오랜 세월의 무게를 짊어진 것 같았다. 하지만 하현은 한눈에 이 물건이 부정한 것임을 알아차렸다. “삼층 불탑?” 형홍익은 눈꺼풀이 살짝 뛰었다. “이걸 손에 넣었다고?” 형홍익은 단지 형 씨 가문 수장일 뿐만 아니라 보물 감별 능력도 업계에서 최고였다. 한번 쓱 보는 것만으로도 이 삼층 불탑의 진가를 알아보았다. 블랙 위도우는 희미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어르신만 좋으시다면 우리가 손잡는 기념으로 이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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