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4장
왕인걸이 핸드폰을 꺼내며 말했다.
“하현, 이 개자식이 요즘 형수님과 아주 가깝게 지낸다고 들었는데 내가 가서 거세라도 할까?”
고명원은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가서 그놈을 아무도 모르는 곳에 묻어버리는 게 낫겠어!”
“당신들은 제대로 해내지 못할 거야!”
하현은 한숨을 내쉬었다.
“안타깝지만 난 비열한 소인배들이 쓰는 파렴치하고 비겁한 방법은 쓰고 싶지 않아.”
“그를 잡으려면 공명정대하게 해야 해.”
“아무도 반발할 구실이나 이유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하게!”
“그러니 이 일은 내가 나서는 게 나아.”
여기까지 말하고 하현은 형나운에게 전화를 걸어 담담하게 말했다.
“형나운, 내가 사고 싶은 물건이 있어. 내 수중에 마침 이천억이 있으니 좀 부탁해...”
“아, 그리고 영수증 발급하는 거 잊지 말고.”
...
오후 6시 정각.
대구 정 씨 가문 아홉 번째 집안 SL그룹 입구.
이미 러시아워에 돌입한 시간이니만큼 고급차들의 왕래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하현은 길가에 기대어 손에 삼색 비닐봉지를 들고 있었다.
얼핏 보면 거리의 넝마주이와 다를 것이 없어 보였다.
그는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눈앞에 있는 횡단보도를 바라보며 침묵에 빠졌다.
약 10분 후, 하현의 시야에 마세라티 한 대가 나타났다.
바람을 가르는 마세라티는 고급스러운 우아함의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바로 김탁우의 차였다.
김탁우가 직접 차를 몰고 있었고 그의 여동생 김나나와 다소 낯익은 모습이 앉아 있었다.
이때 김탁우가 마침 고개를 옆으로 돌려 조수석에 앉은 여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미 눈에서는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노란 신호등임에도 김탁우는 신경 쓰지 않고 거리낌 없이 가속 페달을 밟았다.
바로 그때 하현이 천천히 횡단보도에 발을 올려놓았다.
“퉁!”
그 순간 미처 브레이크를 밟지 못한 마세라티 차랑이 하현을 바로 덮쳐 쓰러뜨렸다.
다만 그는 몸에 힘을 빼고 있었기 때문에 바닥에 주저앉았을 뿐 조금도 다친 곳은 없었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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