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5장
설은아의 말을 들은 하현은 잠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김탁우가 감쪽같은 위장으로 사람을 속이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설은아는 그의 과거에 대해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뭐라고 말을 하면 그녀를 혼란스럽게 만들 뿐이다.
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뭐, 어쨌든 우린 재혼할 거니까.”
“남자들을 많이 접촉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왜? 다른 뛰어난 사람을 보면 내가 홀딱 빠져 버릴까 봐 걱정되어서 그래?”
설은아는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당신은 간민효랑 그렇게 붙어 다니면서 난 다른 남자랑 같이 있으면 안 된다는 거야?”
하현은 쓴웃음을 지었다.
일이 이렇게 흘러 버렸는데 자신이 설명을 한들 무슨 소용 있겠는가?
하현의 표정을 살피던 설은아의 얼굴에 득의양양한 기운이 감돌았다.
그녀는 실눈을 뜨고 웃으며 말했다.
“자자, 질투하지 마.”
“내가 한 번 본 남자한테 사랑에 빠질 여자로 보여?”
“김탁우는 오늘 밤 나한테 사람을 소개해 주려고 온 것뿐이라고.”
“그러니 당신도 다른 여자들과는 접촉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았다가 내가 알기라도 하면 당신 곤란해질 거야.”
“어쨌든 우린 아직 이혼한 사이니까!”
말을 마친 설은아는 하현을 향해 말로 주먹을 한 방 날리고 곧장 방으로 들어갔다.
하현은 이 광경을 보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는 지금 누구도 두려운 사람이 없었다.
모든 것을 다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한 여자 앞에서는 자신도 스스로를 통제하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게다가 이 여자는 지금 이 기회를 빌려 자신과 다른 여자 사이의 애매모호한 관계에 경고장까지 날리며 그를 압박했다.
이런 생각이 들자 하현의 얼굴에 씁쓸한 표정이 떠올랐다.
이튿날 아침 하현은 일어나서 설은아와 얘기라도 좀 나눠 보려고 했다.
하지만 설은아는 어제 일은 다 잊은 듯 씨익 웃으며 일이 있다고 말한 뒤 홀연히 집을 나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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