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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4장

인생은 늘 기묘한 것 같다. 죽음을 바랄 땐 오지 않지만 바라지 않을 때 다가온다.   경소경은 그녀의 시선을 느꼈는지 고개를 돌렸다. “왜 자꾸 쳐다봐요? 얼굴에 뭐 묻었어요?”   그녀는 얼른 시선을 거두었다. “아니요, 밖에 풍경 본 건데요. 자뻑이 심하네요.”   경소경은 그녀와 장난칠 기분이 아니라 아무 말없이 아파트에 내려주었다. “도착했어요.”   그녀는 차에서 내린 후 또 발걸음을 멈췄다. “만약에 임신한 사람이 안야가 아니고 나였으면, 책임졌을 거예요?”   경소경은 그녀를 보며 고민하다가 말했다. “진짜 임신할 수 있는지부터 증명해 봐요. 닭도 지금쯤이면 계란을 낳았겠네요.”   진몽요는 입술을 삐죽였다. “정말… 말도 못 섞겠네요. 됐어요, 얼른 가서 쉬어요. 운전 조심하고요.”   그의 차가 사라지는 걸 보며 그녀는 웃으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건물로 들어갔다. 인생은 늘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것도 있다.   집에 들어가자 강령은 흥얼거리는 그녀를 보며 말했다. “갑자기 어쩐 일이야? 기분은 좋아 보이네, 뭐 좋은 일 있어?”   진몽요는 강령이 비밀을 지키지 못 할까 봐 임신한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아니요, 휴가 내서 잠깐 들렸어요. 피곤하니까 먼저 잘게요. 얘기는 내일 해요.”   강령의 일그러진 표정으로 잔소리를 했다. “잘 거면 샤워는 하고 자야지. 너 방에 있는 침대 시트랑 다 빨아 놔서 깨끗해. 그러니까 오자마자 더럽히고 가지마.”   진몽요는 어떤 잔소리에도 화가 나지 않았고 기분이 좋아서 강령을 안고 뽀뽀를 했다. “알겠어요, 엄마. 자기 자식을 더럽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어딨어요? 꼭 깨끗하게 씻고 잘게요.”   목가네. 목정침은 집에 오자마자 너무 피곤했는지 샤워를 하자마자 잠들었다. 온연은 낮에 낮잠을 자서 컨디션이 괜찮았고, 목정침의 휴식을 방해할까 봐 아이를 다른 방에서 재웠다. 아이가 우는 걸 방지하고자 그녀도 함께 잤다.   다음 날 그녀가 일어나고 보니 목정침은 이미 나가고 없었다. 아마 병원에 간 것 같다.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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