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3장
‘중요하지 않다.’
라는 온연의 말에 목정침은 긴장을 풀었다. 그녀의 용서만 받을 수 있다면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든 다 상관이 없었고 그녀의 말에 그는 충분히 만족했다.
온지령은 연약한 말투로 반박했다. “양심이 없는 게 아니라… 그 납치범이… 네 할머니가 정침이가 면회 간 다음에 죽었다고, 정침이가 짓이라고 말했어. 나도 폐렴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타이밍이 너무 절묘했잖아? 딱 정침이가 면회했을 때 돌아가셨으니까… 다른 뜻은 아니고, 어차피 나도 전후 사정은 모르니까. 나도 내 남편 때문에 네 할머니가 입원하게 된 거 인정해. 계속 이혼하려고 했는데 잘 안됐어… 더군다나 이번에 아들이 납치되니까 다른 방법이 없었어. 연아, 너라고 생각해봐, 너도 똑같이 이 편지를 보내지 않았을까? 세상에 어떤 부모가 자기 아들이 죽는 건 보고만 있을 수 있겠어!”
온연은 이 질문에 할 말이 없었고, 온지령 부부의 아들인 ‘사촌동생’을 보며 그녀는 침묵했다. 겨우 대학생인 그는 아직은 어린 생명이었다…
부모가 되기 전엔 온지령 부부의 심정을 몰랐지만 지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였어도 이 편지를 보냈을 것이다. 온지령 부부가 아무리 나빠도 이용당한 입장이었고, 제일 나쁜 건 배후에 있는 그 놈이었다!
목정침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제가 그런 거 아니에요. 할머니는 병 때문에 돌아가셨어요. 연세가 많으시니 더 오래 못 버티셨어요. 만약 정말 제가 그랬다면 어떻게 의사한테 부탁해서 유서를 저한테 남기셨을까요? 항공사고 일은 저랑 관련된 거 맞아요. 다시는 그런 실수 안 해요.”
온지령은 두려움 속에서 계속 이상한 눈빛으로 온연을 보았고, 누가 봐도 온연이 왜 자신의 아빠를 죽인 남자랑 같이 살고 아이까지 낳았냐는 눈빛이었다. 시선이 너무 따가웠지만 온연은 항공사고 얘기를 언급하고 싶지 않았고 온지령에게 얘기해줄 필요도 못 느꼈다. “두 분의 행동은 아이를 위해서 그랬다고 칠 게요. 하지만 저를 위협하셨으니 이제 어떻게 해결할까요? 다시 물을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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