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4장
"그런데 그 찌질한 남자가 뭐가 좋아? 그냥 너무 잘생기기만 한 거 아니야? 말해봐, 그에게 시집가서 즐거웠던 적이 있었어? 없었으니까, 넌 그가 지금 너를 사랑한다는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말을 절대 믿지 마. 그는 너를 속이고 있고, 소만영의 복수를 하려고………."
예선은 말을 하는 동안 식탁에서 잠이 들었고, 여전히 멍한 상태로 술에 취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만리, 제발 뒤돌아보지 마. 그는 너를 사랑하지 않아. 그는 너를 속이고 있어..."
그는 나를 속이고 있어.
소만리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는 낮은 눈초리로 예선을 바라봤지만, 예선은 이미 곤드레만드레 취했다는 것을 알았다.
"예선?"
"그는 내가 추억을 찾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어."
소만리는 미소를 지으며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돌려 창밖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았다. 활기차고, 젊음의 기운이 넘쳐 보였다.
또 젊은 커플은 손을 잡고 밀크티 한 잔을 달콤하게 마셨다.
그녀는 또 기모진을 떠올렸다. 알고 보니, 그녀는 그를 정말 그렇게 좋아했었다.
아침 달리기를 할 때 몰래 그를 엿보고, 도서관에서 그를 기다리고, 그를 위해 특별히 보석 디자인 전공도 했다…..
어린 나이에 너무 경망스러웠나?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광적으로 편집증적인 행동을 했었다.
소만리는 미소를 지으며 내려다보며 책상 밑에 걸려 있는 공책을 보고 호기심 어린 듯, 한 권을 집어 들어보니 식사하러 온 손님들이 남긴 메모로 가득 차 있었다.
페이지에는 다양한 글귀들이 구구절절이 남아있었고, 어떤 사람은 연락처를 묻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여기에 방문했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소만리는 아무렇게나 넘겼는데 의외로 한 페이지에 자신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소만리, 난 당신이 좋아해요.]
간결하고 직설적으로 일곱단어가 적혀 있고, 구름과 물이 흐르는 듯한 손 글씨가 그녀의 심장을 강타할 정도로 깨끗했다.
페이지에 적힌 날짜는 그녀가 대학 1학년 때였지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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