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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2장

소만리가 기묵비와 퇴원했다는 소식을 들은 사화정과 모현은 다소 긴장했지만 크게 당황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기묵비라는 사람을 잘 모르지만, 기묵비가 소만리를 해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 한편, 기묵비는 소만리를 이전 아파트로 직접 데려갔다. 소만리는 이 아파트가 낯설지 않은 듯 침실로 들어가 간편한 실내복으로 갈아입었다. 기묵비는 곁에서 주의 깊게 관찰하며 기억상실은 희한한 일이지만, 소만리의 행동은 확실히 기억의 일부를 잃어버린 것처럼 보였다. 그 기억들은 모두 치모진과 관련이 있었다. 그녀는 그것이 사랑이든 미움이든 기모진이란 사람에 관한 모든 것을 잊어버렸다. 이것은 기묵비에게 있어서 기쁜 일이라 할 수 있었다. 소만리가 갑자기 옷을 꾸리기 시작하자 기묵비는 의아해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미랍, 뭐하는 거예요?" "우리가 여기 온 지 꽤 됐는데 F국으로 돌아가서 염염을 보고싶어요.” 기묵비는 그녀의 손을 잡았고, 밝은 검은 눈동자 속에는 물처럼 부드러운 정이 담겨 있었다. "미랍, 나는 당신과 염염에게 반드시 행복을 줄 것을 약속할게요." "알아요." 소만리는 살짝 웃었고, 기묵비에 대한 믿음으로 가득 찬 눈으로 가볍게 미소 지었다. “하지만 묵비, 의사는 내가 기억의 일부를 놓치고 있다고 말했는데 내가 정말 기억상실증에 걸린 건가요?" 기묵비는 부인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늘씬한 손가락을 들어 소만리의 아름다운 눈썹을 어루만졌다. "당신이 일어나기 전에 교통사고를 당해 머리에 뇌진탕을 일으켰어요. 의사는 당신을 불행하게 만든 사람과 사물을 선택적으로 잊었다고 말했어요." 이 말을 들은 소만리는 듣고 생각에 잠긴 듯 눈썹을 찡그렸다. 기묵비는 재빨리 그녀의 생각을 중단시켰다. "미랍, 그것은 당신을 불행하게 만드는 기억이니까, 그냥 과거로 둬요. 앞으로 행복하고 즐거운 일만 있을 것을 약속할게요." 그가 말을 마치자마자 전화 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낯선 전화 번호였지만, 기묵비는 별 생각 없이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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