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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8장

천미랍은 기모진의 손을 놓고 대범하게 빙그레 웃었다. “여기서 기다릴게요.” “좋아요.” 기모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소만영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전예와 사화정도 함께 대문을 나섰다. 소만영이 기모진을 따라가는 뒷모습을 보며 소만리는 입꼬리를 올려 통쾌하다는 듯이 웃어 보였다. ‘소만영.. 내가 너에게 돌려줄 것은 이게 다가 아니야.. 넌 절대 빨리 쓰러지면 안 돼.’ “만리가 살아 생전에 자네처럼 조금만이라도 강했다면.. 이렇게 빨리 세상을 떠나진 않았을 텐데 말이야...” 기씨 영감이 천미랍의 등뒤에서 탄식하며 한숨을 내쉬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만리는 가슴이 찡했다. 누군가가 자신을 걱정해주는 마음이 이토록 따뜻한 것이었다니..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할아버지를 돌아보았다. “할아버지께서 괜찮으시다면 저를 소만리라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기씨 영감은 눈앞의 아름다운 얼굴을 찬찬히 살펴 보았지만 아쉬운 듯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닮았 대도.. 그저 비슷할 뿐이지.. 넌 내 손자며느리가 아니야..” “아마 곧 손자며느리가 될지도 몰라요, 할아버님.” 소만리는 웃으면서 말했다. “모진씨가 저와 결혼하고 싶다고 해서, 고민중입니다.” “뭐야?!” 기모진의 어머니가 급히 위층에서 뛰어내려왔다. “모진이가 너랑 결혼을 한다고? 지난 번에 너 기묵비와 결혼하겠다며?” “저희는 이미 파혼했습니다.” “......” 기모진의 어머니는 눈이 휘둥그래졌다. “나는 네가 이 집의 대문으로 들어오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거다. 너의 얼굴은 보기만 해도 싫어. 네가 소만리 그 천한 것과 그렇게 닮은 것도 좋은 일이 아니고.” “그 입 다물어라!” 할아버지가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호통을 쳤다. “만리는 항상 네 며느리다. 설령 그 애가 이미 세상을 떠났대도, 만리가 우리 기씨네 며느리라는 사실을 바꿀 수는 없어!” “그리고! 예전에 그 더러운 일들은 만리와 전혀 무관한 일이야! 모두 그 여우 같은 소만영이가 만든 일이라는 걸 아직도 못 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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