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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1장

고승겸의 말에 운전기사는 하마터면 핸들을 놓칠 뻔했다. 이건 연애하는 커플들의 대화가 아니었다. 운전기사는 백미러를 통해 싸늘하고 도도한 표정을 짓고 있는 고승겸을 무의식적으로 쳐다보았다. 순간 고승겸과 눈이 마주친 운전기사는 얼른 눈을 피했고 이윽고 소만리의 차분하고 침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이 무슨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 툭 털어놓고 솔직하게 말해 봐. 내 딸을 이용해 날 협박할 필요 없어.” “허어.” 담담한 소만리의 모습을 바라보며 고승겸은 냉랭하게 웃었다. “소만리, 담담한 척하지 마. 당신 속이 얼마나 타들어가는지 다 알아.” 소만리는 소매 속에 감춰진 두 손에 살짝 힘을 주었다. 고승겸은 이제 소만리의 표정으로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 꿰고 있는 듯했다. 소만리의 눈에서 근심이 가득 흘러내리는 모습을 보고 고승겸은 더욱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소만리, 난 내 아이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었지. 만약 당신 아이가 어떤 위험도 당하지 않기를 바란다면 당신이나 기모진은 반드시 약간의 대가를 치러야 해.” 고승겸의 말에 소만리는 눈을 들어 깊은 시선을 보냈다. 고승겸은 차갑게 눈을 치켜뜨며 말했다. “내가 계획한 완벽한 인생은 이미 당신들에게 무참히 파괴되었고 나와 남연풍의 아이도 사라졌어. 남사택과 초요는 한날한시에 죽어 버렸고 나와 남연풍은 다시 과거로 되돌아갈 수도 다시 시작할 수도 없어...” 그는 말하다가 갑자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내 인생은 이미 정상에서 완전히 바닥으로 고꾸라졌어. 소만리, 내가 기모진에게 어떻게 복수를 하면 좋을까? 당신이 한번 말해 봐.” 고승겸의 깊은 눈동자에 짙은 원한이 배어 있었다. 소만리는 지금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자신이 이성적으로 고승겸에게 얘기한다고 해도 그가 들어 주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이 모든 일이 자신이 일으킨 과오 때문임을 그는 절대 인정하려 들지 않을 것임을 알고 소만리는 아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운전기사는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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