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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장

”괜찮아요.” 소만리는 자연스럽게 기모진의 손을 피하며 물 잔을 집어 들었다. “기 선생님이 몸에 기력이 없어 보이시니 시중을 불러 살펴보라고 할게요.” 소만리는 말을 마치며 또 가려고 했다. 기모진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손을 뻗어 소만리의 손목을 덥석 잡아당겼다. 소만리는 발걸음을 내딛다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기모진의 손을 뿌리쳤다. “기 선생님, 이게 무슨 짓이에요?” 그녀는 아름답고 날카로운 눈매를 들어 올리며 불쾌함을 가득 실은 눈빛으로 기모진을 쳐다보았다. 기모진은 화가 난 소만리의 눈을 바라보다가 낙담한 듯 눈을 내리깔았다. “소만리씨, 당신을 보니 누군가가 생각나서 그만... 미안합니다.” 기모진은 슬픈 표정을 지었고 가늘고 깊은 그의 눈에는 끝없는 쓸쓸함이 물들어 있었다. 소만리는 기모진의 모습을 보고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느꼈다. 그녀는 더 이상 화를 내지 않고 궁금한 마음이 들어 기모진에게 물었다. “날 보고 누구를 생각하셨는데요?” “당신을 보니 내 아내가 생각났어요.” 기모진은 소만리의 눈을 똑바로 마주 보았다. “소만리씨도 아마 믿지 못할 거예요. 내가 가장 사랑하는 내 아내와 당신이 너무나 닮았다는 걸.” “그래요?” 소만리는 의아해하는 듯한 목소리로 말하며 기모진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그의 표정이 너무나 진지했다. “혹시 당신 아내 사진 가지고 있어요?” “물론 있죠.” 기모진은 소만리가 이렇게 묻기를 기다렸다는 듯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소만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찾아내어 소만리에게 보여 주었다. 핸드폰을 넘겨받은 소만리는 사진을 보고 깜짝 놀라 눈을 번뜩였다. 이것은 그냥 닮은 수준이 아니라 완전히 똑같았다. 기모진은 소만리의 반응을 조심스레 살폈고 그녀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소만리, 바로 당신이잖아. 내 사랑하는 아내. 이 세상에서 당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은 절대 없어. 당신은 유일한 사람이야. 소만리는 사진을 몇 장 보다가 잠시 머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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