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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8장

가식적인 안나의 표정을 보며 남연풍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지금 내 모습이 다 자작부인 덕분이잖아.” “...” 안나는 일순 표정이 굳어졌으나 이내 자신과 아무 상관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말을 하는지 도저히 알아들을 수가 없군. 그나저나 바깥은 너무 차가우니까 안으로 들어가서 얘기하자구.” “흥. 황송하군, 자작부인.” 남연풍은 안나를 향해 눈을 희번덕거리다가 옆에 있는 초요를 바라보았다. “초요, 들어가자.” 초요는 남연풍이 자신의 이름을 이렇게 부르는 것을 처음 들었다. 초요는 의외라는 생각을 하면서 남연풍의 휠체어를 밀어 올려 정원으로 향했다. 안나가 이 시간에 감히 남연풍을 집안으로 불러들이는 것을 보니 아마도 고승겸과 여지경은 집에 없는 모양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든 남연풍이라는 이 위험한 인물을 집안으로 들여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안나는 안주인 행세를 제대로 하며 초요와 남연풍에게 대접할 홍차와 과자를 준비해 오라고 시중에게 지시했다. “두 분 천천히 먹어 봐. 우리 집안 파티시에 솜씨 좀 맛보라고. 아마 5성급, 6성급 호텔 못지않을 거야.” 안나는 빙그레 웃었다. 그 모습이 자작부인답게 단정하고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하지만 남연풍은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고 씨 집안 홍차와 과자. 십 년을 넘게 먹었어. 당신보다 더 잘 알아. 당신이 하나하나 말할 필요 없어.” “...” “그렇게 오랫동안 먹어 봤으니 이미 싫증 났겠구나. 당신은 그럼 나중에 천천히 먹어.” “...” 안나의 안색이 갑자기 나빠졌다. 억지로 웃음을 지어 보이던 얼굴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었다. 안나는 부인하고 있었지만 안나가 남연풍에게 한 짓을 두 사람은 다 알고 있었다. “남연풍, 그렇게 말하니까 너무 서먹서먹한 사이 같잖아. 어쨌든 우리도 친구 사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말이야.” “다른 말 다 필요 없어. 난 차 마시러 여기 온 거 아니야.” 남연풍은 냉랭한 표정으로 말했다. “고승겸 나오라고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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