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7장
초요가 걸음을 멈칫했다. 남연풍의 귀가 이렇게 밝을 줄은 몰랐다.
남연풍은 지금 자신에게 다가오는 사람이 남사택이 아니라 초요라는 것조차 분명히 구분했다.
그러나 남연풍의 말투에서는 지금까지 느꼈던 오만과 경멸의 느낌은 없어지고 간곡한 부탁의 뉘앙스를 풍겼다.
초요는 발걸음을 옮겨 남연풍에게 다가갔다.
“무얼 도와드릴까요?”
남연풍이 천천히 눈을 떴다. 미소를 머금은 아름다운 눈동자는 촉촉하게 붉은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간단해. 날 어디 좀 데려다주면 돼. 단 남사택 모르게.”
남사택 모르게 어딘가를 데려다 달라는 남연풍의 부탁은 초요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초요가 머뭇거리자 남연풍이 물었다.
“소만리를 구하고 싶지?”
“네?”
“소만리가 지금 죽은 사람처럼 깨어나지도 못하고 있는데 설마 소만리가 평생 그러고 있기를 바라고 있는 건 아니겠지?”
이 말을 듣고 초요는 눈썹을 찌푸렸다. 불안과 걱정이 엄습해 왔다.
“당신이 전에 말하길 이 독소는 사람을 죽이지는 않는다고 말했잖아요? 게다가 당신 몸속에도 똑같은 독소가 있고요.”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지 않을 거라는 건 확신해. 그렇지만 지금 소만리가 깨어나지 못하는 상황은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거야. 그러니 그 원인을 밝혀야 돼. 이것에 대한 해답은 고승겸에게 있어.”
남연풍이 해명했다.
초요는 갑자기 남연풍이 이상하리만큼 냉정하고 침착해져 있다는 것을 느꼈다.
지금 남연풍의 표정은 누구보다 더 진지해 보였다.
“망설이지 마. 소만리를 구하고 싶으면 내 부탁을 들어줘야 해. 더 이상 시간을 끌면 소만리는 정말 영원히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어.”
초요는 소만리가 빨리 낫길 원하는 마음이 컸다. 그것을 부인할 수 없었다.
그러나 남연풍의 결심은 어딘가 모르게 초요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결국 초요는 남연풍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결심하고 이튿날 남사택이 실험실에 콕 박혀 연구에 열중하고 있는 틈을 타 남연풍과 함께 집을 나섰다.
초요는 어디로 가는지 모른 채 택시에 올랐고 택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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