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4장
호텔 식당.
고승겸은 혼자 와인잔을 들고 창밖에 내린 어둠을 냉랭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이윽고 멀지 않은 곳에서 하이힐 소리가 다가오는 것이 들렸다.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와인을 홀짝이며 천천히 몸에 지니고 있던 수정구를 꺼내 손바닥에 쥐고 만지작거렸다.
“승겸.”
여자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승겸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냉담하게 말했다.
“앉아.”
여자는 미소를 지으며 붉은 입술을 들썩이며 고승겸 맞은편 자리에 앉아 환하게 웃었다.
“승겸, 난 이미 임무를 완수했는데 만족해?”
고승겸은 이 말이 끝나자 잠시 침묵을 지킨 뒤에게 차갑게 입을 열었다.
“기모진한테 관심 있는 거 아니야?”
그의 말투가 차가운 얼음장 같았다.
“셜리, 이 이름을 내가 지어준 거니까 당신은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거야.”
고승겸의 말에 남연풍의 안색이 갑자기 돌변했고 긴장한 눈빛으로 고승겸을 바라보았다.
기모진과 남들 앞에서 보였던 도도하고 도발적이었던 자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난 항상 기모진을 이용해 나의 실험과 계획을 진행해왔어. 승겸, 내 마음속에는 오직 너라는 남자뿐이야.”
이 말을 들에 수정구를 만지작거리던 고승겸의 손놀림이 딱 멈추었다.
그는 온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얼굴에 깊은 눈동자를 치켜올려 아름다운 셜리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이내 따분한 듯 시신을 돌렸다.
“얼마나 자주 발작을 일으킬 수 있어?”
갑자기 그는 이런 말을 내뱉었다.
남연풍은 고승겸의 말뜻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그들은 절대 산비아를 떠날 수 없어.”
그녀는 눈에 승리의 쾌감을 가득 드러내며 확신에 찬 말을 내뱉었다.
“승겸, 걱정하지 마. 내가 직접 조제했으니 한 치의 오차도 없을 거야!”
“당신 동생이 이번에는 방해를 하지 않는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어?”
“그럼, 남사택은 이번에 내가 조제한 이 약물의 해독제를 절대 만들 수 없어.”
눈을 가늘게 뜨고 말하는 남연풍의 눈에는 진한 불쾌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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