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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2장

기모진은 고승겸의 팔을 꽉 잡았다. 기모진은 리클라이너 의자에 누워 조용히 잠들어 있는 소만리를 보고 초요에게 시선을 옮겼다. 초요는 천천히 일어나 다소 걱정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는 기모진의 시선을 마주쳤다. 그녀가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었고 그녀의 눈에 보이는 실패의 기운은 기모진을 더욱 절망스럽게 했다. 정말 고승겸의 최면은 풀 수 없는 거야? 설마 소만리는 계속 이런 상태로 고승겸한테 세뇌당한 채 감정 통제를 받으며 살아야 한다는 말인가? 초요의 얼굴빛이 변하는 것을 본 고승겸은 상당히 만족스러운 듯 입을 열었다. “기모진,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여자가 이렇게 잠든 채로 계속 살아도 좋다고 생각한다면 날 계속 막아도 좋아.” 고승겸은 이 말을 마치고 눈을 들어 자신의 팔을 잡고 있는 기모진을 바라보았다. “나만이 그녀의 최면을 풀 수 있고 또 나만이 그녀를 회복시킬 수 있어. 이제 알겠어?” 그의 말을 들은 기모진은 눈썹을 잔뜩 찌푸렸다. 기모진은 어쩔 수 없이 잡고 있던 고승겸의 팔을 놓아야 했다. 고승겸은 만면에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소만리 곁으로 걸어갔다. 초요는 자신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오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고승겸을 바라보는 초요의 눈에는 약간의 경외감마저 느껴졌다. 소만리의 곁에 다가온 고승겸은 그제야 주머니에서 수정구를 꺼내 들고 소만리의 눈앞에 가져가 다정하고 부드러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 “소만리, 지금 당신 앞에 수정구가 보일 거야.” 초요와 기모진은 한쪽 편에 서서 고승겸이 잠든 소만리에게 말하는 것을 보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만리는 천천히 눈을 떴다. 잠에서 깨어난 순간 그녀의 눈은 갓난아기처럼 순수해 보였다. 그러다 잠시 멍한 표정을 짓던 소만리는 이내 고승겸과 시선을 마주쳤고 몇 초 만에 그녀의 눈빛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기모진을 본 후 갑자기 저항하는 눈길로 기모진을 다시 한번 힐끗 보고는 일어나 고승겸의 곁으로 다가갔다. “승겸, 저 사람이 날 계속 괴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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