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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0장

지하실 문이 열리자 따뜻한 분위기로 아늑하게 꾸며져 있는 방이 보였다. 그녀는 이 넓은 집에 이렇게 소녀 감성으로 가득 꾸며져 있는 방이 있었는지, 그것도 지하에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이 의아했다. 소만리가 여전히 의아해하는 표정을 하고 있을 때 옆에서 갑자기 남자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왔어?” 소만리는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고승겸이 책상 앞에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책상 위에는 아무것도 없고 오로지 아주 영롱하고 예쁜 수정구 하나만 놓여 있었다. 하지만 소만리는 그런 것을 감상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녀는 책상 앞으로 다가가 어두운 표정을 드리우고 있는 남자를 향해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했다. “겸 도련님, 내 목숨을 구해주시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당신을 속이려고 한 게 아니었어요. 단지...” “단지 내가 기모진이라는 사람의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기모진의 아내로서 호기심과 동시에 남편이 걱정되는 마음에 내 곁에 남아 정황을 살펴보기로 한 것뿐이다?” 고승겸은 소만리의 속내를 정확하게 꿰뚫어보고 있었다. 소만리도 더 이상 숨기지 않고 당당하게 인정했다. “네, 아직도 궁금해요. 겸 도련님은 왜 내 남편을 조사하고 있어요?” “흠.” 고승겸의 잘생긴 얼굴에 모처럼 환한 미소가 번졌다. 그는 그제야 깊이를 알 수 없는 그윽한 눈동자를 들어 소만리의 시선에 단단히 고정시켰다. “내가 이 질문에 대답하기 전에 먼저 한 가지 대답해 줄 수 있어?” 그에게서는 보기 드물게 가볍고 부드러운 말투였다. 눈빛도 마찬가지였다. 예의상 소만리는 그와 눈을 마주쳤다. “겸 도련님, 묻고 싶은 게 뭐예요?” 고승겸은 입꼬리에 살짝 아치를 그리며 말했다. “당신 이름이 뭐야?” 소만리는 의아해하며 입을 열었다. “내 이름은 소만리예요.” “기모진은 당신한테 어떤 사람이지?” 고승겸이 바로 되물었다. “그 사람은 내 남편이죠.” “그 사람을 많이 사랑하지?” “그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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