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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5장

뭐라고? 소만리는 한동안 기모진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채 맑고 커다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그녀가 곤혹스러워하는 그 순간 기모진은 갑자기 그녀의 뺨을 치켜들고 얇은 마스크를 사이에 두고 고개를 숙여 소만리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맞추었다. “...” 소만리는 어안이 벙벙했다. 도저히 자신의 심정을 형용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기모진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소만리는 자신이 머리가 좋은 편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기모진의 마음은 도저히 헤아릴 수 없었다. 그녀가 기모진을 밀치려 하자 기모진의 손이 소만리의 귓가로 가 마스크를 벗기려고 하는 것이 느껴졌다. 소만리는 손을 번쩍 들어 그의 손바닥을 움켜쥐었다. “기모진.” 그녀는 성과 이름을 붙어 기모진이라고 불렀다. 기모진은 갑자기 번쩍 눈을 들어 노기로 가득 찬 소만리의 눈을 마주 보았다. “사장님, 이러지 마세요. 당신은 가정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잊으면 안 돼요.” 소만리가 기모진에게 일깨워주었다. “내가 가정적인 사람이란 건 당연히 알고 있지.” 기모진은 입꼬리를 잡아당기며 무심한 듯 말했다. 소만리는 이런 기모진의 태도가 점점 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알고 있는데 왜 나와 이런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는 거예요? 사장님이 그렇게 하는 게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떳떳하다고 생각하세요?” 그녀는 약간 저돌적인 말투로 기모진을 몰아붙였지만 묻고 나니 스스로도 참 모순된 질문이라고 생각되었다. 그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사람도, 그가 지금 마주 보고 있는 사람도 그녀 자신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기모진은 지금 눈앞의 그녀가 소만리라는 것도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이렇게 그녀를 몰아붙일 수 있는 것인지 소만리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잠시 동안 침묵이 흘렀고 이윽고 기모진은 유유히 입술을 떼었다. “느낌대로 하는 거니까 당연히 떳떳하지.” “느낌?” “응.” 기모진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무심히 대답하며 사람의 마음을 홀리는 눈빛으로 소만리를 지긋이 바라보며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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