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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6장

그러나 바 근처에 앉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가면을 쓴 한 남자가 다가와 소만리에게 춤을 권하였다. 화려한 불빛 아래 기모진이 가면을 쓰고 있었지만 소만리는 지금 기모진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짐작하고도 남았다. 당장이라도 한기가 뿜어져 나올 것 같은 그의 차가운 눈동자만 보아도 소만리는 지금 이 남자가 아무리 얼음이 가득 든 음료를 마셔도 소용이 없을 정도로 가슴속에 불쾌한 불꽃이 일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기모진의 외모는 이미 출중하기로 적수가 없을 정도인데 지금은 어느 누구도 적극적으로 그에게 춤을 청하는 여자가 없었다. 소만리는 손에 찬 음료수 한 잔을 들고 화가 잔뜩 나 있는 남자를 놀려줄까 하던 참에 갑자기 마녀 복장을 한 젊은 여자가 기모진에게 다가왔다. 무도회장의 음악 소리가 귀를 찔렀지만 소만리는 여자가 기모진에게 인사하는 목소리를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모진,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 참 신기한 일도 다 있지.” 기모진은 처음에는 누가 가까이 다가온 것을 모르고 있다가 지금 목소리를 듣고서야 그의 앞에 누군가가 나타났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여자는 아주 큰 호박 가면을 쓰고 있어서 기모진은 그녀가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했다. 여인은 기모진이 의아한 표정을 짓는 것을 보고 단번에 자신의 가면을 벗었다. 환상적인 불빛이 여자의 얼굴을 비추었다. 소만리의 눈에 매혹적인 여자의 얼굴이 들어왔다. 웃음을 머금은 눈빛이 예사롭지 않게 사람을 유혹하듯 빛나고 있었다. 소만리의 가슴속에 질투의 화신이 불을 당기고 있었다. 그녀는 방금 기모진이 자신 때문에 질투했던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해는 이해고 질투는 질투였다. 소만리의 질투심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그런데 가만 보니 이 여자는 가면을 쓴 기모진을 알아보았을 뿐만 아니라 기모진의 이름을 친숙하게 불렀다. 소만리가 기모진에게 이 여자에 대해 물어보려 했을 때 기모진의 잘생긴 얼굴에 의아해하는 기색이 역력한 것을 보았다. 소만리는 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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