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7장
기모진은 바싹 소만리를 뒤쫓아 나갔다.
이미 그녀의 심기가 불편한 것이 뒷모습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지난 반년 동안의 시간을 생각해 보니 그는 정말이지 다시 되돌아보기 싫었다.
호텔 근처 모래사장에 선 소만리는 가면을 벗어던지고 밤바람을 맞으며 거침없이 걸어갔다.
“소만리.”
기모진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오자 소만리는 천천히 걸음을 멈추었다.
그녀는 결코 이 남자에게 화낼 생각은 없었지만 확실히 마음이 편지는 않았다.
기모진은 소만리 곁으로 성큼성큼 걸어갔고 바닷바람을 맞아 부드럽게 나부끼는 그녀의 단발머리와 어둑어둑한 가로등 아래 수심에 가득 찬 소만리의 작은 얼굴을 보았다.
그는 미안한 듯 검은 눈썹을 일그러뜨리며 팔을 들어 소만리를 힘껏 품에 안았다.
“소만리, 쓸데없는 상상하지 마.”
기모진은 소만리를 꽉 껴안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속삭였다.
“그 여자와 난 오로지 친구 사이일 뿐이야.”
소만리는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말없이 바라보았다.
“당신이 가면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도 당신을 알아보던 여자야. 당신을 모진이라고 친근하게 부를 정도였다고.”
“소만리.”
기모진은 품에서 그녀를 풀어내고는 소만리의 양쪽 뺨을 두 손으로 어루만지며 미소 지었다.
“소만리, 지금 질투하는 거야?”
소만리는 딱히 부인하지 않고 가만히 침묵을 지켰다.
기모진은 얇은 입술을 들썩이며 기분 좋은 미소를 만면에 띄웠다.
“소만리, 질투하는 모습 너무 귀여워. 너무 기분이 좋아.”
“난 하나도 기분이 안 좋아.”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소만리는 아직도 웃고 있는 남자를 쳐다보았다.
“모진, 당신이 실종된 그 반년 동안 도대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지냈는지 내가 물었지만 당신은 매번 입을 다물거나 어물쩍 넘어가려고 웃기만 했어. 그렇지만 난 정말 그 시간들이 너무나 궁금하고 신경이 쓰여.”
소만리의 말을 듣자 기모진의 얼굴에도 웃음이 사라졌다.
“모진, 우리 지금까지 온갖 풍파 다 겪었잖아. 서로 숨길 게 뭐가 있어? 난 당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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