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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2장

기모진은 소만리의 이름을 부르며 사진 속 그녀를 쓰다듬다가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진통제 한 알을 얼른 먹었지만 목구멍 깊은 곳에서 스멀스멀 밀려오는 피비린내를 막을 수는 없었다. 기모진은 티슈를 입에 대고 피를 닦아내었다. 티슈에 묻은 핏빛을 보니 이미 걸쭉한 갈색에 가까웠고 선명한 피 본연의 빛은 사라져 버린 상태였다. 그뿐만 아니라 심장도 뭔가에 콕콕 찔리는 듯한 통증에 시달리고 있었고 손가락도 저절로 덜덜 떨릴 정도로 조절이 되지 않았다. 남사택이 개발한 이 독소는 후기에 접어들면 단순히 한 사람의 몸을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심리적 자질을 시험한다. 기모진은 사무실 한 켠에 있는 침실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그는 강연의 전화를 받았다. 이 여자는 퇴원했고 오후에 기모진과 함께 이 사업을 잘 마무리 짓겠노라 기세등등하게 말했다. 사실 기모진은 본래부터 강연을 오늘 오후의 향연에 참석시키려고 이유를 궁리했었다. 어떻게 이런 쇼에 강연이 빠질 수가 있겠는가. 강연은 먼저 집으로 돌아가 자신의 옷 중 가장 예쁘다고 생각하는 원피스를 골라서 입었다. 강자풍은 소만리에게 전화를 걸어 기여온을 보러 가려고 방을 나오다가 의기양양하게 걸어오는 강연을 마주하게 되었다. “이렇게 장사꾼처럼 차려 입고 어딜 가려고?” 강자풍은 인정이라고는 조금도 없이 강연의 들뜬 기분에 찬물을 끼얹으며 말했다. 강연은 강자풍을 노려보며 말했다. “내가 흑강당에 방해되는 일만 한다고 날 싫어하지 않았어? 손해가 200억이라고? 내가 지금 가서 당장 그 200억 돌려줄게!” 강자풍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강연, 네가 뭘 해서?” “네가 뭘 해서?” 강연은 매섭게 쏘아붙이다가 강자풍을 향해 킥킥대며 말했다. “강자풍, 우리 세 남매 중에 가장 쓸모없는 것은 사실 너야. 네가 한 게 뭐야? 네가 먹고 마시고 놀고 하는 것 말고 뭐가 있어? 네가 사업에 대해 얘기해 본 적이나 있어? 장사를 할 줄 알아? 나와 강어가 아니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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