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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2화

여름이 다른 사람과 결혼한다고 생각하자 하준은 완전히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 보이지 않는 힘이 심장을 꽉 움켜쥐는 것처럼 너무나 아팠다. 여름에 대한 감정이 상상 이상으로 강렬했던 것이다. 모든 것을 깡그리 태워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여름이 다른 사람과 결혼하는 것만은 막아야 했다. 가는 길에 죽어라 여름에게 전화를 걸어보았다. 그러나 전화를 받는 사람이 없었다. ---- 한편 FTT 사무실. 상혁은 하준이 급히 헬기를 부른 것을 알고 한참을 망설인 끝에 여름의 개인 휴대 전화로 연락했다. “김 실장님, 무슨 일이에요?” 여름의 목소리가 들리자 상혁은 한숨이 나왔다. “강 대표님, 대체 몰래 동성에 가서 뭘 하시는 겁니까? 지금 회장님이 완전히 당황하셨어요. 지금 헬기까지 불러서 움직이려고 합니다.” “털썩!” 옆에 있던 윤서가 손에 든 웨딩슈즈를 떨어트렸다. “저 오늘 결혼해요.” 여름이 조그맣게 말했다. “네?” 상혁은 너무 놀라서 벌떡 일어섰다. “아니, 누… 누구랑 결혼을 하십니까? 일언반구 없으셨잖아요?” 꿈이 아닌가 싶어서 얼굴을 세게 꼬집어 보았다. “유진 씨랑요.” 여름이 미소를 띠고 답했다. “나, 유진 씨, 최하준은 오랜 세월 서로 얽혀있었어요. 지난번 일로 유진 씨가 내게 제일 잘해주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그 마음을 소중히 여기고 싶어요. 하지만 최하준이 알까 봐 조용히 결혼식을 올리려는 거예요. 그런데… 아무래도 최하준이 뭔가를 알아버린 것 같군요. 모른다고 여기 와서 조금만 알아보면 금방 들켜버리겠군요.” “……” 이 빅뉴스에 대체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알 수가 없었다. “강 대표님, 정말이지… 그 큰일을 조용히도 벌이셨군요.” 상혁이 쓴웃음을 지었다. “회장님께서 아시면 난리가 날 겁니다.” ‘심지어 뭔가 아주 극단적인 일을 벌이시겠지.’ 앞으로 공포의 최하준을 상대할 생각을 하니 벌써 등줄기가 서늘한 것이 사표라도 던지고 싶었다. ‘크흡….’ “아무래도 회장님이 무조건 최고속도로 동성으로 향하실 것 같으니 2시간 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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