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8화
第948章
밤.
비즈니스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하준은 어둠이 내린 발코니에서 와인잔을 들고 있었다.
어두운 눈으로 얇은 커튼 뒤의 화려한 파티를 바라보고 있었다.
연회의 주최자가 오래도록 협력해온 업체가 아니었다면 오지도 않았을 터였다.
이런 자리에 하준은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여름이랑 그 난리가 나지 않았더라면 여름이가 이런 자리에 함께했을 텐데. 그러면 이런 자리도 그렇게 지루하진 않았을 텐데.’
술을 마셨기 때문인지 하준의 뇌세포는 온통 날뛰고 있었다.
‘보고 싶어. 여름이를 꼭 껴안고 키스하고 싶어.’
이때 커튼 뒤에서 웬 남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 아까 스타우드 드레스샵 전화번호는 왜 물어봤어?”
“진영의 양유진 때문에.”
남자가 설명했다.
“지난 번에 우리 결혼식에 왔을 때 당신이 입었던 드레스가 예쁘다고 전화번호를 알려달라잖아.”
“남자가 드레스 샵 전화번호는 왜 물어봐? 여자 친구에게 드레스를 맞춰 주려나? 여자 친구 있다는 말은 못 들었는데. 아니 근데, 스타우드는 웨딩드레스만 만든다고 얘기는 했어?”
“했지. 결혼하냐고 물어봤더니 대답을 안 하더라고. 그런데 집안 사람이 동성에서 누굴 소개해 줬는데 마음에 드는 모양이야.”
“그럼 정말 결혼하나 보네. 나중에 그 결혼식은 꼭 참석해.”
“말은 했었는데 결혼식을 하게 되면 동성에서 할 거라면서 마음만 감사하게 받겠다잖아.”
“……”
‘양윤진이라고!’
하준의 눈이 어두워졌다.
누군가가 언급하지만 않았으면 거의 잊었을 이름이었다.
‘그렇게 죽자 사자 여름을 따라다니면서 호시탐탐 노리더니 결혼을 한다고?
하긴, 3년이나 지났는데 내내 여름이만 기다리고 있었을 리는 없지. 게다가 양유진은 나이도 들었으니 결혼하는 것도 이상할 거 없지.’
그러나 묘하게도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
하준은 짜증스럽게 술을 한 모금 마셨다.
‘여름이랑 결혼하는 것도 아닌데 뭐 어때?’
9시.
조금 일찍 자리를 뜨려는데 마침 맞은 편에서 양유진이 걸어오고 있었다.
양유진은 기분이 좋은지 환한 웃음을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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