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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5화

스타벨리 하준은 뽀뽀 이모티콘을 보고 나니 화끈하고 온몸의 피가 한곳으로 몰리는 느낌을 받았다. 목젖이 꿀렁했다. 갑자기 견딜 수 없이 흥분이 되었다. 누워서 머릿속으로 여름이 자신에게 입 맞추는 상상을 했다. 그리고… 하준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여름에게 ‘내일 하고 싶어’라고 보내더니 욕실로 들어가 찬물로 샤워를 했다. 백지안과는 그렇게 오래 사귀었는데도 일말의 반응이 없었는데 여름의 이모티콘 하나에 자기 몸이 이렇게 열렬히 반응한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씁쓸한 웃음이 났다. 욕실에서 나오니 휴대 전화가 다시 울렸다. 민 실장이었다. “회장님, 정말 안 오실 겁니까? 지안 님은 치료받기도 거부하고 계속 울기만 하고 계십니다.” 하준은 울컥 화가 올라왔다. “자기 몸이니 마음대로 하라고 해.” 하준의 고함에 민 실장이 당황했다. “하지만 지금 지안 님께는 회장님이 너무 필요합니다. 요즘 회장님이 통 안 오시니 지안 님은 먹지도 자지도 않으셨습니다. 오늘도 회장님 생각을 하느라 넋을 놓고 있다가 어둠 속에서 계단을 구르신 거예요.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지금 빨리 수술을 하지 않으면 앞으로 영 못 쓰게 될 수도 있답니다.” 민 실장은 이렇게 말해서 하준을 꾹꾹 압박해 왔다. 그러나 하준은 백지안과의 관계에서 죄책감이 아니라 피곤함이 느껴졌다. ‘여름이 말처럼 난 지안이랑 연애 잠깐 한 것뿐이잖아. 왜 우리 사이가 이렇게 내가 지안이의 평생을 책임져 줘야 할 것 같은 관계로 변한 거지?’ “알았어. 지금 바로 가지.” 하준은 한참 만에 입을 열었다. ---- 병원. 민 실장은 즉시 백지안에게 하준이 온다는 사실을 알렸다. 백지안은 매우 기뻐했다. ‘그래, 결국 올 줄 알았지.’ 전화 한 통으로는 올지 않을 줄 알았지만 차츰 미쳐버리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민 실장이 결국 하준을 불러낸 것이다. 하준이 나타나기만 하면 대기하고 있던 기자가 사진을 찍을 것이고 내일이면 전국에 자신이 사고를 당했으며 하준이 다급히 병원으로 달려왔다는 사실이 알려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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