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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6화

“준, 보고 싶어서 죽는 줄 알았어.” 백지안이 하준의 품에서 우는 바람에 하준의 셔츠를 적셨다. “그동안 반성 많이 했어. 내가 너무 어리석었어. 이제부터 다시는 너에게 미안할 짓 하지 않을게. 돌아와. 너무 보고 싶었어.” 하준은 백지안을 털썩 내려놓더니 의사에게 말했다. “들어오시죠. 이제부터 치료하십시오.” “싫어! 네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치료 따위 받지 않을 거야.” 백지안이 흥분해서 외쳤다. 그 모습을 보니 하준은 더욱 거부감이 들었다. 얼굴에 점점 냉기가 돌았다. “그만 해. 네 몸으로 날 협박할 생각 하지 마.” 하준은 백지안이 대체 왜 이렇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성을 잃고 난동을 피우고 심지어 하준이 가장 혐오하는 방식으로 협박까지 해왔다. 하준이 자신에게 이렇게 냉혹하게 말하는 것은 처음이라 백지안은 잠시 얼이 빠져 있더니 곧 눈물을 더욱 펑펑 쏟았다. “나도 내가 이러는 거 싫어. 이러고 싶지 않다고. 하지만 그러면 내가 뭘 어떡해? 두 눈 멀쩡히 뜨고 널 잃을 판인데. 난 그렇게는 못 해.” “우린 이미 끝난 사이야. 왜 깨끗하게 헤어지지 못하는 거야?” 하준은 별 감정적인 동요를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피로감이 올라왔다. “네 다리는 네 거야. 치료 거부로 못 걷게 된다면 그건 네 일이야. 내 책임이 아니야. 내가 널 계단에서 민 것도 아니잖아.” 백지안은 늘 자신에게 다정했던 하준에게서 그런 말이 나온 것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완전히 세상이 뒤집어진 것만 같았다. “지안 님에게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되죠.” 다급해진 민 실장이 끼어들었다. “어렸을 때는 정신병원에서 정신적인 지주가 되어 주셨고, 얼마 전에는 회장님 병도 치료해 주신 분인데요.” “그래서 결혼하려고 했었지. 그런데 내게 한 짓을 생각해 보라고.” 하준이 짜증스럽게 말했다. “이제는 누구나 날 비웃어. 결혼식장에서 네가 다른 남자를 만나고 다녔다는 사실이 밝혀졌잖아. 그래, 난 그냥 현실을 인정하고 용서했어. 그 정도 했으면 이제 날 놓아줘야지. 곽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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