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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9화

“별일 아닙니다. 이제 더는 뭐라고 하지 않을 거예요.” 최양하가 억지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가서 일 보세요.” 최란이 나가자 최양하는 눈을 내리깔았다. 손에 든 펜을 하마터면 부러뜨릴 뻔했다. 사실 번번이 하준에게 압박을 당하는 기분은 정말 별로였다. 매번 뛰어들어 있는 대로 거들먹거리는 것이었다. 퇴근 시간. 추성호가 갑자기 최양하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 맞았다면서?” “… 누가 그래?” 최양하가 눈을 가늘게 떴다. 추성호가 한숨을 쉬었다. “최하준이 사무실로 뛰어들어서 주먹을 날렸다는 건 지금 서울 사람들이 다 알아.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무슨 일이든 숨길 수가 없는 법이지.” 최양하가 전화기를 꽉 쥐었다. 손등에 시퍼런 힘줄이 올라왔다. ‘이제 완전 웃음거리가 되었군.’ 추성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너도 어엿한 최씨 집안의 아들인데 최하준은 뭣 때문에 그렇게 함부로 손찌검을 하고 그런대? 정말 너무 하잖아? 할 말이 있으면 문을 닫고 조용히 할 일이지. 손을 대는 정도까지 갔어야 하는 건지, 네 체면은 정말 생각도 않는 구먼.” “……” “정말 이대로 괜찮겠어? 사실… 최하준만 무너지면 네가 새로운 FTT의 주인이 되는 거 아니냐?” 최양하가 싸늘하게 물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우리가 힘을 합칠 수도 있지. 따지고 보면 우린 형제 아니냐?” 추성호가 말을 이었다. “너도 알겠지만 전에는 내가 너에게 기대기만 했지만 요 몇 년 동안 추신이 우리나라 제2의 그룹이 되었잖아? 내 볼륨도 이제는 예전과는 다르다고. 너도 나처럼 되고 싶지 않아?” “그래. 전에는 나도 널 과소평가했었지.” 최양하가 의미심장하게 비꼬았다. “그냥 까놓고 말해. 내가 뭘 해줬으면 하는 건데?” “아, 역시 최양하 똑똑하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지. FTT실험실의 새 반도체 데이터 손에 넣을 수 있어? 날 믿어. 이건 최하준을 끌어내릴 기회야. 너도 평생 최하준 발밑에 깔려서 살 생각은 아니겠지?” “날 너무 대단하게 보는 거 아니냐? 요 몇 년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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