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4화
여름은 피하느라고 정신이 팔려서 자기 몸이 완전히 하준에게 파묻힌 상태로 이리저리 꿈틀거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하준의 몸에서 일어난 변화를 눈치챘을 때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서 얼굴이 온통 새빨갛게 되었다.
“최하준, 이 짐승!”
하준은 완전히 난처하기도 했지만 내심 엄청나게 놀라고 있었다.
하준은 내내 자신은 남녀간에 벌어지는 일에 심리적인 저항이 있는 줄 알았다. 매번 지안을 접할 때도 무의식적인 거부감이 들 정도여서 자신은 애초에 이쪽일은 안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었다.
그런데 강여름과 잠깐 몸이 닿은 것만으로 이렇게 강렬한 욕구가 일 줄은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그 느낌 때문에 하준은 몇 배로 수치심을 느끼고…어쩐 일인지 자제심을 잃게 만들었다.
여름을 상대로 자제심을 잃게 되자 하준은 짜증스럽게 말했다.
“내가 무슨 짐승이라는 거야? 난 지극히 정상적인 남자라고.”
“정상적인 분이 오전에 비뇨기과는 왜 가셨을까?”
여름의 입에서 그런 말이 튀어나오자 하준은 민망한 나머지 귀까지 빨개졌다.
“말했잖아. 김 실장이랑 같이 가 준 거라고.”
“누굴 바보로 아나? 자기 비서 비뇨기가 같이 가주는 상사가 세상에 어디 있어?”
여름이 하준을 밀치더니 헉헉거리며 밖을 가리켰다.
“나가.”
하준은 열기로 발그레해진 여름의 얼굴을 봤다. 이슬이 맺힌 채 활짝 핀 장미 같았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더욱 참을 수 없게 되었다.
“이 상태로 사람이 어떻게 나가?”
“내가 알 게 뭐야?”
여름은 더욱 눈을 매섭게 치떴다.
“당신 때문에 이렇게 됐는데 알게 뭐냐니? 게다가 당신 지금 손에 들고 있는 혼인관계증명서 보라고. 당신 아직 내 아내야.”
하준이 갑자기 흥! 하더니 여름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왔다.
여름은 하준의 뻔뻔함에 경악하고 말았다.
“최하준, 그렇게 입으로는 백지안을 사랑한다더니, 이게 당신이 백지안을 사랑하는 방식이야?”
백지안이라는 석자가 하준의 머리에 찬물을 끼얹어 간신히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하준은 짜증스럽게 미간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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