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화
하준은 이를 악물고 다가가 싸늘하게 말했다.
“지금 날 유혹하는 거야?”
“뭐?”
여름은 완전히 기가 막혔다. 완전히 의문표로 가득한 까만 눈이 지금 얼마나 사람을 매혹시키는지 여름 본인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내가 뭘 해?”
“다 알면서.”
하준은 꼼짝도 않고 여름의 촉촉한 눈을 들여다보았다. 속으로는 비웃었다.
‘이거 봐. 지금 날 꼬드기고 있잖아?’
여름은 어이가 없었다. 저도 모르게 시선이 아래로 향했다.
“이제 다 해결 하셨나 봐?”
하준이 다시 여름을 노려봤다. 무의식적으로 귀까지 빨개졌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정말이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말이야.”
여름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뭐래? 쓰레기 주제에 귀는 왜 빨개지는 건데? 뭘 순진한 척하고 앉아 있어?’
“아니, 보니까 비뇨기과는 안 가도 될 것 같다는 생각하고 있었지. 아무래도 병원은 백지안 쪽이 가 봐야 하는 건가? 자기 남자를 이렇게 굶기면 안 되지. 이 지경인데.”
“지안이가 당신인 줄 알아?”
하준은 여름의 말에 함의를 눈치채고 대꾸했다.
‘하지만 3년이나 기다리게 했으니 지안이도 이제 정말 외롭지는 않을까?’
하준은 머릿속이 복잡했다. 갑자기 확신할 수가 없었다.
“나 같은지 아닌지는 당신이 잘 알겠지. 우리 사이에는 아이도 있었는데 말이야.”
여름은 얼굴도 붉히지 않고 반격했다.
“……”
하준은 입을 꾹 다물었다.
지금 자신을 잠자리로 유도하고 있는 건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생각해 봤어?”
여름이 갑자기 물었다.
하준은 흠칫했다.
“회사 말인가?”
“돌려 줄 건지 말 건지 결정하셔. 내가 백지안에게 사과하는 일 같은 건 없을 거야.”
여름이 담담히 말을 이었다.
“하지만 난 그렇게 인내심이 좋지 못해서 말이야. 내일까지는 기다려 줄게. 아니면 나도 내 손이 참지 못하고 당신들이 벌인 추악한 짓을 다 까발릴지도 몰라.”
“지금 자기 처지를 제대로 파악도 못 한 것 같은데, 감히 날 위협해?”
하준은 순간 피가 거꾸로 솟구쳤다. 눈에서는 한기가 뿜어져 나왔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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