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2화
단단히 화가 난 서경주가 대답하려는데 여름이 살짝 서경주를 밀어냈다. 여름은 담담하게 하준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맞아, 속였지.”
“잘하는군, 누구랑 작당한 건지 말해. 임윤서? 아니면 병원 사람들인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자신이 너무나 바보처럼 느껴졌다. 3년 동안 자신을 가지고 놀았다니….
여름이 고개를 젓더니 힘없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그때 죽은 척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난 아마 진짜 죽어서 한 줌 재가 돼 있을 걸.”
“그게 무슨 소리지?”
여름의 미소는 분명 아름다웠지만 시니컬한 눈빛이 하준을 더욱 걷잡을 수 없이 만들었다. 하준의 눈에서 한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걸 정말 몰라서 물어?”
여름은 웃으며 핸드백에서 선글라스를 꺼내 썼다.
“이렇게 정상인 사람을 정신병원에서 주사 맞고 약 먹고 해 한 점 못 보게 했잖아. 감옥에 갇힌 죄수보다 못했다고. 그렇게 당신들은 날 정신병자로 만들었을 테지.”
순간 하준의 목이 메이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그때… 정상이 아니었어….”
“정신에 문제가 있는 상태와 극도로 화가 치민 상태가 어떻게 다른 건지 말해 보시지?”
여름이 싸늘하게 웃었다.
“아이는 잃고, 당신은 날 감금한 채 매일 내 눈앞에서 백지안하고 붙어있고… 내가 그 상황에서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었겠어?”
“최하준… 내 딸에게 그토록 잔인한 짓을…”
서경주는 가슴이 찢어질 듯했다. 자신도 깨어났을 때 여름의 상태를 보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 모든 게 최하준 때문이었을 줄이야….
“이 자식!”
서경주가 욱해서 하준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하준이 가볍게 막고는 서경주의 손목을 잡았다.
“놔.”
여름의 아름다운 눈빛에 싸늘함이 감돌았다.
“왜? 3년 전엔 아버지를 빌미로 날 위협하더니, 또 아버지를 가지고 나랑 싸우게?”
하준의 어깨가 움찔하며 입술이 살짝 씰룩이더니, 서경주를 잡고 있던 손에 스르르 힘을 풀었다.
서경주가 놀라 물었다.
“나를 빌미로 위협을 했다는 게 무슨 말이냐?”
하준은 침묵하고 여름은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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