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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7화

“친자 검사 보고서만으로는 다들 못 믿으실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다른 것도 준비해 뒀었죠.” 여름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손뼉을 짝짝 쳤다. 전면 스크린에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장면이 떠올랐다. 서경주가 침대에 누워있고 위자영이 그 위에 올라타 차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을 벌이고 있었다. “자기야, 우리 그 폐인 같은 형이 나보다 어디가 더 좋다는 거야?” “맞아. 너무 후회가 된다니까. 진작 알았으면 자기하고 결혼하는 건데. 자기 정말 너무 멋져.” 위자영은 그 장면을 보고 기절하기 직전이었다. “멈춰, 멈추라고!” 그러나 화면은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위자영은 옷을 풀어 헤친 채 서경재의 품에 기대어 있었다. “자기는 서경주 그 망할 늙은이가 대체 언제쯤에나 주식을 우리 유인이한테 물려줄 것 같아?” “걱정하지 마. 30주년 기념일에 내가 형을 설득할 방법을 생각해 뒀어.” “잘 됐다. 주식이 손에 들어오면 벨레스는 이제 우리 유인이 거가 되겠네.” “……” 무대 아래서 서경재의 분노에 가득 찼던 얼굴은 완전히 백지장처럼 하얗게 변했다. 계획대로라면 서유인이 주식을 장악하고 나면 서경주에게는 얼굴을 싹 바꿀 생각이었다. 그러나 모두가 다 보는 가운데서 이런 식으로 형제가 의절을 당하게 될 줄은 몰랐다. 3년간 애써 쌓아 올린 이미지는 순식간에 무너져 버렸다. 다들 서경주, 위자영, 서유인을 두고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기 바빴다. “맙소사. 구역질 난다. 형수랑 시동생이 얽히다니, TV에서나 보는 일인 줄 알았는데.” “아마도 수십 년 전부터 저런 관계였겠지. 그러니 애도 생겼을 거고. 그래 놓고 서경주의 딸이라고 해서는 서경주의 주식을 손에 넣을 작정이었던 거야.” “서경재 입장이 아주 곤란하겠는걸. 서경주가 내내 엄청 잘해줬잖아.” “저 위자영은 또 어떻고. 평소 그렇게 고상한 척은 다 하더니 사생활이 저렇게 지저분할지 몰랐네.” “누가 아니래. 우리 마누라가 툭하면 위자영이랑 쇼핑 다니곤 했는데 그 생각을 하니까 어제 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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