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4화
여름이 크게 한숨을 쉬었다.
‘뭐, 그래도 어머님이랑 아버님을 합장한다니 최소한 두 분이 함께 계실 수 있잖아.’
여름이 가서 절을 하자 백지안이 바로 맞절을 했다.
두 사람이 함께 고개를 숙여 가까워졌을 때 백지안이 두 사람만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저 안에 든 게 진짜 연화정일 것 같니? 훗, 연화정의 뼛가루는 내가 애진작에 변기에 쏟아버렸어. 저기든 건 웬 개 뼛가루야.”
여름은 충격에 휩싸였다.
번쩍 고개를 들었다. 백지안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여전히 비통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가증스럽고 악독할 수가 있지?
무슨 일인가는 당할 줄 알았지만…’
여름은 도저히 분노를 참을 수가 없었다. 백지안을 두 손으로 있는 힘껏 밀어버렸다.
백지안은 비틀거리다가 쓰러지면서 벽에 머리를 부딪혔다. 아픈지 눈물이 핑 돌았다.
“사모님, 제가 뭘 또 잘못했다고 이러세요?”
“이제 지금 뭐 하는 짓이야?”
송영식이 후다닥 달려와서 백지안을 부축했다.
“진짜 너무 하시는구먼.”
이주혁도 다가와 백지안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
하준은 완전히 머리가 아팠지만 여름이 분명 뭔가 이유가 있어 그런 짓을 했으리라고 믿었다.
“자기 왜 그래?”
“뭐가 왜 그래? 정신 나갔나 보지. 하준아, 당장 데리고 나가라. 나 진짜 뭔 일 내고 싶은 거 간신히 참고 있으니까.”
송영식이 씩씩거리며 버럭버럭 소리질렀다.
“백지안, 난 살면서 너처럼 악독한 인간은 본 적이 없다. 언젠가는 반드시 그 죗값 다 치르게 될 거다.”
여름이 주먹을 부르르 떨더니 돌아서서 나갔다.
백지안을 편드는 사람이 너무 많으니 여름도 당장 어쩔 수는 없다는 판단이 섰다.
‘하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저 악랄한 짓거리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저게 진짜 제 정신이냐고? 최하준, 앞으로 저 인간 내 눈앞에 안 보이게 해라. 다시는 꼴도 보기 싫으니까.”
송영식이 여름에 대해 엄청난 혐오를 드러내며 내뱉었다.
“영식아 이러지 마. 저 분도 일부러 그런 건 아닐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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