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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화

“이 거짓말쟁이. 당신이 먼저 뛰어들었잖아!” 이렇게 말하면서 하준이 여름에게 거칠게 키스했다. 여름은 최하준을 밀쳐내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으로 하고 싶었다. 더는 이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래서는 양유진을 볼 면목이 없었다. 하준을 세게 깨물어버렸다. 얼마나 세게 물었던지 피가 흘렀다. 하준은 신음을 흘렸다. 여름은 그 틈에 그를 밀치고 무기력한 얼굴로 말했다. “최하준 씨, 계속 이러면 욕조에 머리 박고 죽어버리겠어요!” “해보시지!” 하준은 일말의 동정심도 없이 말했다. “내일 서경주 회장님께 전화해야겠군요. 당신 딸이 날 유혹했는데 거절했더니 수치심에 자살했다고.” “……” 여름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뭐 이런 인간이 다 있어! 정말이지 이 인간하고 엮이고 싶지 않아. 왜 날 이렇게 꽉 잡고 놔주질 않아!’ 너무 화가 나서 눈물이 울컥 솟아 올랐다. “짜증 나! 너무 싫어!” 소리를 지르면서 미친듯 하준의 어깨를 밀쳤다. 하준은 눈을 내리깔고 품 안의 여자가 화내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자기가 지금 남자친구에게 짜증부리는 여자 같다는 생각은 못 하겠지.’ “됐습니다, 그만!” ****** 10분 쯤 뒤 여름은 욕실에서 터덜터덜 걸어 나왔다. 하준은 여름이 나가는 뒷모습을 보며 만족스러운 듯 입꼬리를 올렸다. 잠시 후에 가운 끈을 조이며 나오다가 여름이 건조기 앞에 서 있는 모습을 보았다. 젖은 옷을 건조기에 넣고 말리는 중이었다. 여름은 하의는 너무 커서 못 입고 하준의 셔츠만 걸치고 있었다. 하준의 목젖이 꿈틀했다. “내 옷도 가져가 빠십시오.” 하준이 뒤에서 명령하듯 말했다. 다시 목소리가 들려오자 여름의 얼굴이 빨개졌다. 최대한 진정하고 침착하게 대응하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정상적으로 하준을 대하기는 힘들었다. “그게 얼굴 빨개질 일입니까?” 하준이 여름의 새빨개진 귀를 보고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 “양유진하고는 더한 것도 했을 거 아닙니까?” “……” 여름의 빨갰던 얼굴이 정상을 회복했다. ‘항상 저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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