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8화
여름은 하준이 무슨 짓을 할지 몰라서 숨을 죽이고 양유진에게 대답했다.
“샤워하느라고 못 들었어요.”
“오늘은 종일 전화도 안 하고, 보고 싶었어요.”
양유진이 다정하게 말했다.
“보고 싶었어요?”
욕실 분위기가 갑자기 얼어붙었다. 여름의 눈이 확 커졌다. 하준이 갑자기 귀를 살짝 깨물었던 것이다.
하준의 망할 얼굴을 홱 돌아봤다. 사악하게 입꼬리 한 쪽을 올리며 웃더니 두 손으로 여름을 품에 안았다. 그러더니 거리낌없이 얼굴을 여름의 목에 파묻고 입을 맞췄다.
양유진은 저쪽에서 계속 물었다.
“왜 대답이 없어요? 안 보고 싶었어요?”
“저, 저기 제가 며칠 너무 바빴어요.”
여름이 애써 참으며 대답했다.
“그 개발지는 손에 못 넣었나요?”
“안 됐어요.”
여름이 입술을 깨물었다. 망할 놈의 하준이 이번에는 앞으로 돌아와서는 여름의 입술에 키스했다.
여름은 피하려고 하고 하준은 집요하게 쫓았다.
양유진이 안타깝다는 듯 말했다.
“내가 거기 없어서 도움이 될 수 없어 아쉽군요.”
여름은 하준 때문에 입이 막혀서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양유진이 계속 말했다.
“곧 서울로 갈 테니까 함께 해요.
여름 씨? 왜 아무 말이 없어요?”
여름은 키스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할 수 없이 ‘응’하고 작게 소리 낼 수밖에 없었다. 결국 급히 하준을 밀어내고 핸드폰을 뺏어들었다.
“제가 일이 좀 있어서 이만 끊을게요.”
얼른 전화를 끊고는 힘껏 하준을 밀쳤다. 수치스러워서 분노가 치밀었다.
“너무 하시네요.”
“너무해?”
하준이 싸늘하게 웃었다.
“전에 내가 전화했을 때고 양유진과 이러고 있었던 거 아닙니까?”
“무슨 소리예요? 정말 상대 못하겠네. 물 받아놨으니 이제 씻으시죠.”
여름은 하준을 밀치고 갔다. 이대로 있다가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갈아입을 옷 가져다 주십시오.”
하준이 뒤에서 싸늘하게 명령했다.
“안 갖다 줘요.”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하준은 이미 셔츠를 벗고 탄탄한 몸을 드러냈다.
고개를 돌려 매혹적인 눈으로 여름을 흘끗 보았다.
“안 가져다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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