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화
최하준의 통증을 가라앉히려고 요즘 거의 매일 밤 했던 입맞춤이 화근이라면 화근이었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하지만 오늘은 몸이 먼저 최하준의 키스에 화답을 하고 있었다.
심장이 전보다 더 요동을 치는 것 같다. 입 속으로 파고드는 달달한 키스의 농밀함이 점점 짙어졌다.
지금까지 여름의 입맞춤은 최하준의 입술을 늘 애타게 했다. 그렇다면 오늘은 좀 더….
“꼬르륵!”
여름의 뱃속에서 갑자기 또 다른 본능이 소리를 내고 말았다.
뻘쭘해진 여름은 슬며시 최하준의 품에서 빠져나와 주방으로 쪼르르 달렸다.
그 뒷모습을 보며 최하준은 만족스럽게 웃었다.
******
아침 식사를 마치고 여름은 방 팀장에게 연락을 했다. 디자인 기획안은 완벽히 준비된 상태다.
방 팀장이 중요한 이야기가 있으니 호텔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자고 제안했다. 마침 윗분도 동석할 수 있으니 함께 회의를 하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이런 접대는 전에도 자주 있었다. 이런 식, 정말 싫지만 거절할 수 없다.
저녁 여덟 시. 여름은 룸을 노크하고 들어갔다. 내부는 고급스럽게 인테리어가 되어 있었는데 무척이나 호화롭고 넓었다.
최고급 밍크 코트를 걸친 여경이 소파 가운데 앉아 있었고 그 옆에서 방 팀장이 조심스럽게 술을 따르고 있었다.
여름은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그대로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바로 그때, 문 앞에 서있던 건장한 남자 두 명이 달려들어 여름을 제압했다. 여름의 손에 들려있던 기획안이 와르르 바닥으로 쏟아졌다.
“날 속였군요.”
모든 것이 분명해졌다. 여름은 분노에 치를 떨며 앞을 노려보았다.
“이제 알겠어. 공사현장 사고, 너희가 꾸민 짓이지?”
방 팀장은 겁에 질려 강여경 눈치를 슬슬 보았다. 그 사고는 방 팀장도 일이 벌어진 후에야 알았다. 그러나 이제 와서 어쩔 도리가 없었다. 말단 직책부터 시작해서 가까스로 오늘 같은 위치에 올라온 그였다.
도하 같은 일개 하청업체를 위해서 여경의 눈 밖에 난다면 그 동안의 노력은 모두 허사가 된다.
“역시 일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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