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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화

“…….” 최하준의 근사한 얼굴이 돌처럼 굳었다. “아참, 방금 무슨 말 하려고 그랬어요?” 여름이 이제야 생각이 났는지 최하준에게 물었다. 최하준은 이상한 소리로 헛기침을 했다. “침을 잘 못 삼켰는데 왜 죽지 않나 갑자기 궁금해져서.” 여름은 어이가 없어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이렇게 못된 인간과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하지만 여전히 어젯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서 죽을 지경이었다. 여기는 최하준의 집이고 이 사람은 분명히 잠을 잤다. “어젯밤에, 누군가 서재에 들어와서 내 컴퓨터를 열었어요. 제 디자인을 누군가 와서 완성해줬어요. 누가 그랬는지 아세요?” “아, 어제 내가 사람 하나 불렀습니다. 강여름 씨가 급사해서 밥 해줄 사람을 새로 구해야 할 상황이 되면 곤란하니까.” 최하준은 우유를 한 모금 마시고는 지나가는 말투로 담담하게 말했다. “급해 보이길래 이번 한번만 불렀습니다. 다음 번에는 이런 일 없을 겁니다.” 여름은 완전히 멍해졌다. 어젯밤 거의 12시가 다 되어서야 잠들었는데… ‘그런데 그 밤에 다른 사람을 불러? 고용주가 고작 밥 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잘해준다고? 게다가 저번에는 공사현장에서 다치면서까지 나를 구해줬잖아. 하마터면 머리에 중상을 입고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는데 말이야.’ 여름의 심장이 격렬히 요동치기 시작했다. 방금 최하준이 기분 나쁘게 한 말도 다 용서가 되었다. 어쩌면 겉으로는 저렇게 차갑지만 속은 뜨거운 반전 매력의 소유자? 한참 만에야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정말 고마워요. 그 친구 실력이 좋던데 어디에서 일하는 사람이에요? 다음에 혹시라도 이런 일이 생길 때 같이 일하면 호흡이 잘 맞을 텐데.” ‘픽’하는 가벼운 비웃음이 들렸다. “그럴 일 없어요. 이 정도 시시한 프로젝트에는 별 관심 없을 겁니다.” 여름이 개의치 않고 말했다. “그럼, 그분께 식사라도 대접하고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은데요.” “그럴 필요 없습니다.” 최하준이 딱 잘라 말했다. “식사는 나한테나 대접하세요.” “좋아요, 뭐. 출장 다녀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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