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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0화

“알고 있습니다.” 하준의 목소리는 괴로움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이렇게 계속 참고 있자니 여름이도, 아이들도 지킬 수가 없는 제가 너무 한심하게 느껴집니다.” “인생 짧게 보지 마라. 이런건 금방 지나간다.” 한병후가 말했다. “양유진이 지금 저렇게 날뛰는 건 뒤에 추신그룹을 업고 있어서다. 추신이 망하면 놈은 아무것도 아니지. 그때가 되면 언제든 처리할 수 있어.” “아버지, 여름이 어머니가… 정말 니아만의 안주인입니까?” 하준이 갑자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양유진이 그 사실을 안다면 어떻게 감히 여름이를 이렇게 함부로 때릴수가 있습니까?” “그건… 나도 의외였다.내 추측이… 틀렸을지도 모르겠구나.” 한병후 역시 의문이 들었다. “사실 아버지 추측이 틀리길 바랍니다. 여름이 어머니가 정말 그렇게 대단한 인물이라면 재결합에 더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으니까요.” 하준이 한숨을 내쉬었다. ****** 입원 1주일 후. 여름은 퇴원했다. 퇴원 당일 병원 입구는 기자로 가득했다. 이주혁은 두 사람이 지하 주차장을 통해 몰래 떠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러나 차가 주차장을 빠져나오니 기자가 딱 지키고 있었다. 각종 배춧잎에 썩은 계란, 썩은 고기가 차로 날아들었다. 차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심지어 누군가 운전석 문을 열고 기사를 억지로 끌어냈고 곧이어 기자들이 벌 떼처럼 차 안으로 몰려들어왔다. “뭐하는 짓입니까? 여긴 법도 없습니까?” 서경주는 기자들의 개념없는 행동에 화가 치밀었다. 그러나 기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하준과 여름을 향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기 시작했다. “와, 진짜 최하준이랑 같이 있네. 강여름 외도 딱 걸렸어.” “병원 데리고 갈 때 벌써 다 찍었잖아.” 하준은 굳은 얼굴로 렌즈를 가렸다. “다 내리시죠! 더는 못 봐줍니다.” “해볼 테면 해보시지. 안 봐주면 어쩔 건데? 우릴 때리기라도 할 건가?” “불륜 저지르는 것들이 무슨 큰 소리야? 내가 제대로 찍어서 세상 사람들한테 네놈들 면상을 알릴 테다.” “우릴 찍겠다고?” 여름이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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