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3화
그러나 최란은 다시 한병후 앞에 나타날 자신도, 면목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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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신그룹.
여름은 한창 일을 처리하느라 바빴다. 그러다가 불현듯 회의가 끝나고 나서 상혁에게서 온 받지 않은 전화 알림이 생각났다. 그러나 그때는 잠깐 바빠서 완전히 잊고 있었다.
여름은 바로 상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상혁 씨, 무슨 일이에요?”
“…그게, 큰일입니다.”
상혁이 슬그머니 자리를 뜨는 상혁의 뒷모습을 쳐다보았다. 지금 하준은 기분이 좋은 듯 발걸음이 사뭇 가벼웠다.
여름은 상혁의 말을 듣고 나니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오늘 오후에 하준이 완전히 넋이 나갔는지 비틀거리는 것을 보았는데 설마 나쁜 생각이라도 한 건 아니겠지….
“빨리 말해요.”
“그러니까, 회장님이 하늘이와 여울이가 본인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버렸습니다.”
상혁은 매우 미안스러운 듯 설명했다.
“대체 회장님이 어디서 알아내셨는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제게 전화를 하셔서 예전에 제가 의사를 매수해서 강 대표님이 유산을 꾸며내지 않았는지 물으셨습니다. 다 알고 계신 것 같아서 사실대로 말씀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
점심때 여울이가 양유진의 아이라고 속였는데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거짓말을 다 들켰다고?
여름은 울컥했다.
“몇 시쯤 물어보던가요?”
“2시 반쯤이었습니다.”
“……”
2시 반이라면 사무실에서 나간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이다.
어떻게 그렇게 빨리 하늘이의 정체까지 알아버렸을까?
여름은 완전히 당황했다.
“최하준은 완전히 몰랐을 텐데. 하늘이의 존재는 알았지만 아이가 나와 양유진의 아이라고만 알고 있엇다고요. 그런데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든 나머지 상혁 씨에게 그냥 해본 소린데… 상혁 씨가 넘어가서 사실대로 말해버린 거예요.”
“그런 겁니까?
상혁은 완전히 울고 싶었다.
‘그러니까 내가 회장님 낚시질에 당한 거구나.’
“그럴 수밖에 없어요.”
여름도 울고 싶었다.
자신과 양유진 사이에 아이가 있다고 말해서 완전히 마음을 접게 만들 생각이었는데 이제 두 아이가 모두 하준의 아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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