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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장

한이는 듣는 둥 마는 둥 그를 무시했다. 한이의 태도를 지켜 본 선생님은 깜짝 놀라 마음을 졸이며 다가갔다. "박 대표님, 한이의 가방이 왜 필요하세요?" 그는 두 사람 중 그 어느 한 사람의 심기라도 건드릴 수 없었지만 그래도 박시준의 심기를 덜 건드리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고 그래서 책상에서 한이의 책가방을 꺼냈다. "한아, 걱정 마, 박 대표님은 나쁜 분이 아니야. 지금 아저씨가 너한테 관심이 생겨서 이러는 거 같아." 선생님은 한이를 달래며 박시준에게 책가방을 건넸다. "학교에 들어올 때 이미 안전검사까지 다 했어요. 가방 안에 위험한 물건은 없을 거예요." "노트북 하나가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박시준이 책가방을 넘겨받으며 말했다. 책가방이 너무 가볍게 느껴지자 그는 눈썹을 찌푸렸다. 가방을 열어보니 안에는 갈아입을 옷만 한 벌 있었고 노트북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다. "아... 한이한테 조그마한 노트북이 있긴 했어요. 평소에 혼자 있을 때 애니메이션을 보는 걸 좋아하거든요..." 선생님이 말했다. 박시준은 책가방을 한이의 책상 위에 올려 놓고 그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오늘 왜 노트북을 안 가져온 거야?" 한이는 책상 위에 엎드려 잠자는 척하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어머니께 전화해 여쭤볼까요?" 한이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보석 같은 까만 눈동자로 선생님을 노려보고는 책가방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선생님은 서둘러 그를 뒤쫓았다. "한아, 돌아와! 어머니에게 전화 안 할게!" 한이는 전혀 듣지 않고 계속해서 밖으로 걸어 나갔다. 시은은 문 앞에서 한이가 걸어오는 것을 보고 조심스럽게 불렀다. "한이야." 한이는 그녀를 차갑게 바라보더니 발걸음을 더 재촉했다. 박시준은 한이를 뒤쫓아 나오다가 여동생이 그애를 따라가는 것을 보고 그녀를 붙잡았다. "시은아, 어디 가는 거야?" "한아!" 시은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한이를 가리켰다. "선생님이 잘 돌봐주실 거야. 교실로 다시 돌아가자. 데려다줄게." 박시준의 말이 끝나자마자 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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