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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1화

경찰서, 새벽 6시. 이주혁이 변호사를 대동하고 왔다가 로비에서 서경주와 양유진을 만났다. 이주혁을 보더니 서경주는 무거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최하준을 보석하러 왔겠지. 하지만 그렇게 쉽게 데리고 나갈 수는 없을 걸세. 여름이가 어디에 있는지 한시라도 빨리 부는 게 좋을 거라고 전해주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주혁이 미간을 문지르며 곁눈질로 양유진을 흘끗 보았다. 두 사람은 평소 안면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잡지에서 본 적이 있었다. 최근 몇 년간 진영그룹은 맹렬한 속도로 성장해 의약 업계의 선두 주자 역을 하고 있으며 그게 모두 양유진의 노력 덕분이라는 내용이었다. 인터뷰에서는 부드럽고 우아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이번에 검은 정장을 입은 모습을 보니 품격있는 모습에 차가운 시선이 더해지면서 카리스마까지 더해진 듯했다. 양유진이 절대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주혁은 곧 시선을 거두고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5분 뒤 하준이 심문실로 나와 이주혁과 대면했다. 하준의 상기된 뺨을 보고 이주혁은 한숨을 쉬었다. “하준아, 내가 네 얼굴 한 번 보려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냐?” “추신 쪽에서 압력을 넣었던가?” 하준이 무거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래. 이제는 추신의 위세가 대단해서 나도 함부로 덤비지 못하겠더라. 이번에는 영식이네 부탁해서 이리저리 줄 대서 간신히 보러 온 거야.” 이주혁이 사뭇 진지한 말투로 말을 이었다. “나한테 맞춰주지 않으면 나도 널 보석으로 꺼낼 방법이 없어.” “여름이가 어디 있는지 대라는 거지?” 하준이 힘없이 큭큭 웃었다. “다들 보는 데서 대놓고 사람을 데려갔잖아. 지금 양유진, 아버님, 화신 중역들도 여름 씨랑 연락이 안 된다고 난리야.” 이주혁이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네가 한 짓은 완전히 납치라고. 전에는 네가 두려워서 신고를 안 했는지 몰라도 요즘 FTT에 내유외환이닥치니 양유진이 아버님과 손을 잡았어. 더 이상은 널 겁내지도 않는다고.” 하준은 입술을 핥을 뿐 아무 말이 없었다. 섬에 들어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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