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2화
다시는 그 귀찮은 남자의 품에서 밤을 보내지 않아도 되니 여름은 하루를 편안히 보낼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뒤척거리기만 할 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마음이 불안한 것이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질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어제 하준이 떠날 때 보여준 눈빛이 마음에 걸렸다. 게다가 그렇게 다급히 떠난 걸 보면 분명 무슨 일이 생긴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지금 하준의 지위로 생각해 봤을 때 누구도 하준에게 위협이 되겠는가?
아침 8시 식당에서 아침을 먹었다. 쉐프는 맛있는 식사를 잔뜩 준비해 주었지만 영 입맛이 돌지를 않았다.
아침 식사를 끝내고 산책을 나갔다. 점심때가 되니 멀리서 헬기가 날아오는 것이 보였다.
하준이 돌아오는 줄 알았다.
‘이렇게 빨리 돌아올 줄이야.’
그러나 착륙한 헬기에서 튀어나온 것은 양유진이었다.
하얀 셔츠에 검은 머리를 휘날렸다. 검은 두 눈이 여름의 몸에 떨어질 때는 매우 복잡한 심경이 스치는가 싶었지만 곧 기쁨으로 가득 찼다.
“여름 씨! 마침내 찾았군요.”
양유진이 여름을 향해 달려왔다.
여름은 멍하니 있었다. 이게 꿈이 아닌가 싶었다.
이곳에 처음 끌려왔을 때부터 양유진이 자신을 찾으러 오는 꿈을 꾸고는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여름은 그런 희망을 버리고 있었는데 정말 양유진이 온 것이다.
그러나 양유진이 다가서기도 전에 집사가 여름의 앞을 막아섰다.
“거기 서. 이분은 우리 사모님이시다. 관계자 외에는 접근할 수 없다.”
집사가 매서운 눈으로 양유진을 노려보았다.
“사모님?”
그 말을 들은 양유진은 주먹을 꽉 쥐더니 냉소를 지었다.
“저 사람은 내 아내요. 당장 비키는 게 좋을 거야. 당신들 고용주인 최하준은 이미 잡혀갔어.”
집사는 흠칫했다.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양유진이 데려온 사람들이 달려들어 제압해 버렸다.
“너무 보고 싶었어요.”
양유진이 여름에게 뛰어오더니 다정하게 여름이 뺨을 어루만졌다.
꼬박 한 달을 제대로 자지도 먹지도 못했다. 아픈 심장을 달랠 방법은 술로 마비시키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여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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