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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7화

“알았어. 나도 비밀 지키면 되는 거지?” 여울이가 온순한 얼굴을 했다. “나랑 놀아 주면 이제부터 언니 말 잘 들을게.” “알겠어. 지금은 같이 놀 사람이 없으니까 할 수 없이 너랑 놀아줄게” 가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가희는 역시 어린 아기들은 바보라고 생각하며 안심했다. ---- 그러나 여울은 저녁을 먹고 추동현의 본가를 나서면서 바로 가희의 말을 빠짐없이 그대로 최양하에게 전달했다. “작은할아버지의 아들이라….” 그 말을 들은 최양하의 얼굴이 확 변했다. 가희에게 작은할아버지라면 추명택과 추동현이다. 추명택의 아들은 둘인데 큰아들이 추성호고 작은아들은 추우민이다. 지금은 외국에 유학 중이다. 그렇다면 요원이란 아마도 자기 아버지나 추명택의 혼외 자식일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그러나 추명택의 아내는 무시무시한 사람이라 남편이 밖에서 혼외자식을 만들었는데 집에 들락거리도록 두고 볼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니 요원이는 추동현의 혼외자식일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등줄기가 서늘했다. 어쩐지 추동현이 자신에게는 영 정을 주지 않는다 싶었는데 밖에 다른 자식이 있다면 충분히 여러 가지가 말이 되었다. 자신이 유일한 아들이라던 추동현의 말에 하마터면 홀랑 넘어갈 뻔했다. ‘우리 아버지란 사람은 알면 알수록 무서운 사람이구나. 어머니가 아버지를 위해서 그 오랜 세월 얼마나 뒷바라지를 지극정성으로 했는데, 심지어 3년 전에는 추신에 어마어마한 자금을 조달해 주지 않았던가? 그런데 아버지는 밖에 여자와 자식까지 만들어 놓고 있었다니. 어머니가 아시면 기절하시겠군.’ 여울이가 전해 준 정보에 최양하는 머리를 냉정하게 만들 수 있었다. 최양하가 FTT의 반도체 정보를 넘기는 순간 추신은 국내 최고의 재벌 그룹이 될 것이다. 그러나 자신은 추동현을 위한 발판이 될 뿐이다. 다만 이 일을 어떻게 어머니에게 전할지는 고민이 되었다. “여울아, 일단 이번 일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자.” 최양하가 당부했다. 최란이 이 충격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밤이 되자 최양하는 최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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