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화
“나중에 가끔 와서 지내실 수도 있는데 한 번 봐야지.”
하더니 양 회장이 갑자기 지팡이로 앞을 가리킨다.
“아니, 안에서 물이 새잖아?”
양유진의 안색이 갑자기 바뀌었다. 양수영도 ‘어머나’하는 소리를 냈다.
“집이 온통 물바다가 된 것 같습니다.”
양유진도 보고 심각한 얼굴로 여름을 쳐다보았다.
“집에 왜 물이 찼죠?”
이때 장 반장이 끼어들어 더듬거렸다.
“저, 저도 모르겠습니다. 어젯밤에 분명 제가 수도 밸브를 잠갔는데 밤새 물이 새서….”
양수영이 입을 손으로 가리며 소리쳤다.
“모르다니 무슨 소리예요? 별장 공사를 그쪽에 일임했는데. 이제서 일이 벌어지니까 책임을 미루는 건가요? 세상에, 집 이거 괜찮을까? 벽에 물들어갔으면 어떡해?”
양 회장은 화가 나서 지팡이를 휘둘렀다.
“너는 뭔 이따위 너절한 인테리어 회사를 불렀냐? 어서 경찰 불러.”
장 반장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곧 무릎이라고 꿇을 참이었다. 여름이 그걸 보고 바로 장 반장을 잡아 올렸다. 눈이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신고, 좋습니다. 마침 누가 우리 도하건축을 모함하는지 조사해달라고 할 참이었습니다.”
양수영이 불쾌하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얘, 지금 책임 전가 하는 거니? 공사 책임자로서 일이 잘못되었으면 책임을 져야지. 별장 열쇠도 너희가 가지고 있고, 비밀번호도 너희밖에 모르잖니?
유진아, 얘가 마음에 든다고 별장 공사를 맡긴 것까지는 내가 이해하겠다만, 책임 소재는 확실히 해야지.”
“뭐? 유진이가 쟤를 좋아해?!”
양 회장은 화가 나서 쓰러질 뻔했다.
“쟤는 선우의 전 여자친구가 아니냐? 외삼촌이 되어 가지고 조카 녀석의 전 여자친구랑 어울리다니, 이런 망신이 있나?”
양수영이 양 회장의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
“진정하세요. 애가 젊고 예쁘니 남자들이 보면 혹하는 것도 정상이죠.”
양유진의 안색이 매우 좋지 않았다.
“여름 씨가 저를 어쩌려고 한 적은 없어요. 좋은 여자예요. 함부로 말씀하지 마세요.”
“아주 홀랑 넘어갔구먼. 쟤가 집 꼬라지를 어떻게 해놨는지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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