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4화
한선우가 그 말을 듣더니 얼굴이 흙색이 되었다. 그러나 예전의 일을 떠올리고는 괴로운 듯 말했다.
“그때는…여경이에게 속은 줄 몰랐어. 아, 그 뒤로 여경이 소식은 좀 있어?”
여경의 이름을 듣고 여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3년 전에 다른 사람 얼굴로 성형을 하고 나타났었는데 그 뒤로 실종상태야. 배후에 뭔가 대단한 사람이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었는데.”
한선우는 듣더니 불안한 얼굴이 되었다.
“다시는 안 나타났으면 좋겠다.”
“누가 아니래.”
윤서가 한숨을 쉬었다.
“백지안 하나 상대하기도 골치 아픈데 강여경까지 나타나면 완전 골 때리지.”
여름이 얼굴을 찌푸렸다. 늘 강여경은 백지안보다도 교활한 데다 언젠가는 다시 나타날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거 내 연락처야. 이제… 친척이니까.”
한선우가 내키지 않는 얼굴로 명함을 내밀었다.
“전에는 내가 잘못해서 상처 줘서 미안해. 나중에 우리 삼촌이 괴롭히거나 우리 어머니가 뭐라고 하면 언제든 연락해. 내가 아무리 무능해도 영원히 네 ‘선우 오빠’니까. 그리고 나중에 나도 서울로 올라가게 될 거야.”
여름은 깜짝 놀랐다.
“한주그룹이 서울로 진출하는 거야?”
“아니, 내가 한주그룹에서 떠나.”
한선우가 고개를 저었다.
“진영은 지금 점점 몸집이 커지고 있어서 이제 의약업계 최고의 기업이 되었으니까. 어머니가 이제 삼촌 밑에 들어가서 일 배우래.”
“그렇구나. 열심히 해 봐.”
여름이 명함을 받아 들었다.
한선우가 자리를 뜨자 윤서가 눈을 찡긋거렸다.
“그렇게 선우 오빠네 외숙모가 되고 싶어 하더니 이제 외숙모도 되고 오빠가 너네 신랑 부하직원으로 들어오네?”
“됐어. 언제적 얘기니?”
여름이 피식 웃었다.
곧 예식이 시작되었다.
결혼행진곡에 맞추어 서경주가 여름의 손을 잡고 걸어가 양유진에게 다가갔다. 뒤에서는 여울과 하늘이 꽃바구니에서 꽃을 꺼내 뿌리며 걸었다.
예식장은 크지 않았지만 대단히 예쁘고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다. 장식된 꽃들도 하나 같이 해외에서 실어 온 것들이었다.
흩날리는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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