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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8화

‘강여름하고 임윤서는 무슨 운명이 정해준 천적이냐고! 어째서 어딜 가도 나타나서 이렇게 방해를 하는 거야?’ 이 와중에 완전히 임윤서에게 고정된 백윤택이 시선에서는 탐욕을 숨길 수가 없었다. “오늘은 내가 꼭 쟤를 내 여자로 만들어야겠어.” 백윤택은 백지안의 귀에 속삭였다. “임윤서는 어떻게 보면 볼수록 예뻐지냐? 오늘은 어떻게든 해봐야겠다.” “그래, 응원할게. 마침 기자들도 많이 와 있으니 이 기회를 이용해서 아주 오빠 여자라고 공개적으로 알려버려. 조심하고.” 백지안은 심호흡을 했다. 이 분을 풀고 싶었다. 나중에 임윤서가 백윤태과 결혼하게 되면 괴롭힐 기회는 두고두고 얼마든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그래.” 백윤택은 간사하게 끄덕였다. 무대에서 윤서는 사람들에게 신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신제품 책임자이자 조제사인 임윤서입니다….” 송영식은 바짝 긴장한 얼굴로 윤서를 바라보았다. 윤서에게 제품 소개를 맡겨도 될지 조금은 마음이 놓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그 많은 기자들 앞에서도 윤서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말을 잘 하는데다 시원스러운 이목구비가 시선을 끌어 주목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어 만족스러웠다. 여러 가지로 임윤서를 다시 보는 계기가 되었다. ‘임윤서를 오슬란에 데려온 건 아무리 봐도 잘 한 결정이야.’ “영식아…” 이때 백지안이 송영식의 팔을 잡으며 억지 웃음을 지었다. “오늘 윤서 씨랑 똑 같은 레드 드레스를 입게 될 줄 몰랐네? 진작 알았으면 다른 걸 입고 올 걸.” 송영식은 흠칫했다. 백윤태이 옆에서 덧붙였다. “하필이면 지안이가 레드 드레스를 입고 와서 사람들이 둘을 놓고 비교하잖아. 뭐 임윤서가 우리 지안이보다 낫다느니 하면서….” “오빠….” 백지안이 백윤택을 흘겨보았다. “뭐 빨간 드레스가 나만 입을 수 있는 것도 아닌데 그럴 수 있지.” “일부러 저런 거야. 전에 강여름도 똑같은 짓을 했었잖아. 강여름이랑 친해서 그런가 하는 짓도 아주 똑같아요. 그런데 이제 최 회장이랑도 헤어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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