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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2화

“알아. 그래서 나도 크게 신경은 안 써. 할아버지께서 추신과 함께하겠다고 고집을 부리시겠다면 굳이 말릴 생각은 없어. 괜히 내가 양쪽에서 다 욕먹을 이유가 없지.” 여름은 담담하게 어깨를 으쓱했다. “솔직히 벨레스나 서씨 집안에 별 감정 없어.” “그래. 벨레스에는 너무 마음 쓰지 마. 내 아내가 되면 FTT는 이제 다 자기 거야.” 하준이 갑자기 여름의 손을 잡았다. “우리나라 최고의 부자가 되는 거라고.” “됐어. 난 내 힘으로 벌 거야. 언제 또…버려질지도 모르는데.” 여름이 손을 빼면서 눈을 내리깔며 눈동자에 어린 냉기를 감추었다. “날 못 믿는구나. 상관없어. 시간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천천히 증명해서 보여줄게.” 하준은 느긋하게 웃었다. 여름은 하준의 옆모습을 보면서 의아했다. “추신이 벨레스를 꿀꺽하고 나면 FTT보다 더 큰 그룹이 될까 봐 걱정되지는 않아?” “그렇지 않을 거야. 우리 FTT는 그간 엄청난 자금을 들여서 이쪽에서 연구를 많이 해 놨거든. 이제 중대한 돌파구를 찾았으니까 앞으로는 엄청나게 발전할 거야.” 하준이 자신에 찬 웃음을 지었다. “추신의 시야는 국내에만 머물러 있지만 우리 FTT는 글로벌 시장을 노리고 있다고. 추신은 아무리 해도 우릴 못 따라와.” 여름은 깜짝 놀랐다. 순간적으로 하준이 뿜어내는 자신감을 보고 있자니 늘 보아왔던 얼굴인데도 새삼 감동적이었다. ‘인간은 쓰레기지만 정말 비즈니스 머리는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니까. 잘생긴 비즈니스의 천재라니, 누구에게라도 매력적이잖아.’ ---- 40분 뒤. 차는 강변의 어느 고급 레스토랑에 멈췄다. 인테리어가 사뭇 이국적이었다. 야외 자리가 예약되어 있었다. 기분 좋은 강바람이 불어왔다. 멀지 않은 곳에서는 사람들이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고 있었다. 여름은 해산물 요리 몇 가지를 주문했다. 하준은 특별한 고객이었으므로 쉐프는 곧 빠르게 요리를 올렸다. 신선한 재료로 만들어진 요리는 하나하나 모두 너무나 맛있었다. 여름은 맛있게 먹었다. “자기들은 정말 레스토랑 하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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