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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3화

하준은 흠칫했다. 순간적으로 온몸에서 용암이 터져 나오는 기분이었다. 호흡이 무거워지고 시선은 여름의 얼굴에 고정되었다. ‘일부러 이러는 걸까?’ “됐다. 이제 피 안 나네.” 여름의 입술이 하준의 손가락에서 떨어졌다. 하준의 뜨거운 시선을 느끼지 못한 건 아니지만 때로는 바짝 당겨서 마음속에 강렬한 인상을 남겨줄 필요가 있었다. 하준은 멍하니 지혈이 된 손가락을 보고 있더니 게 껍질데기를 찾아서 다른 손을 찔렀다. 그러더니 곧 말했다. “이거 봐. 또 피나네.” “……” ‘분위기 파악 정말 못하네.’ “여기요!” 여름은 손을 들어 직원을 불렀다. “소금 좀 가져다주시겠어요?” 하준이 미간을 찌푸렸다. 일이 생각한 대로 풀리지 않았다. “이거 안 보여 피가 점점 더 많이 나는데?” “괜찮아. 이따 소금 뿌리면 돼.” 여름이 가식적으로 웃었다. “강바람에 잘 말리고 연기에 구우면 베이컨이 되겠지.” “……” 하준은 사색이 되었다. “아까는 빨아주더니 지금은 왜 안 해주는데?” “돌았어? 내가 무슨 당신 손가락 빨아주는 사람이야? 남들이 보면 미쳤다 그래. 그리고 손에는 세균이 잔뜩이라고.” 여름이 화를 냈다. 하준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자 할 수 없이 조용히 냅킨으로 손가락을 눌렀다. “어휴, 이리 내. 게 살도 못 발라주는 남자친구라니 정말 쓸모없네.” 여름은 한숨을 쉬며 하준의 손가락을 눌러주었다. “그냥 내가 할게.” 하준은 할 수 없이 얌전히 여름에게 게를 발라주려고 했다. 생각해 보니 여름 앞에서 자신이 점점 더 주접스러워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방금 여름이 자기 손가락을 입에 넣었던 장면을 떠올리니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러나 곧 이주혁과 시아가 나타났다. “뭐야? 진짜 하준이잖아? 난 내가 잘못 봤나 했네.” 이주혁의 온화한 얼굴이 놀라움으로 가득했다. 그렇게 같이 백지안과 함께 밥을 먹으러 다녀봤지만 하준이 누군가에게 이렇게 공손하게 게를 발라주는 모습 같은 건 본 적이 없었다. 시아는 더욱 놀랐다.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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