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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6화

“아니에요. 날 좀 데리러 와요. 같이 한 번 가보죠.” ---- 병원. 장춘자는 벌써 식구들에게 모두 전화를 한통씩 돌렸다. 최양하도 몰래 여름에게 문자를 보냈다. ‘이따가 절대로 병원에 하늘이 데리고 오지 마세요. 증손녀를 보고는 할머니가 거의 뭐 미친 듯이 좋아하세요. 둘이 생겼다가는 여기 큰일날 것 같아요.’ 마침 병원으로 가는 길이던 여름은 울컥했다. ‘아니 이거 하룻밤 만에 딸을 뺏겼잖아? 어쩌다가 여울이가 양하 씨 딸로 둔갑을 해버렸어? 뭐가 이렇게 안 맞아?’ 1시간도 지나지 않아 최대범, 최란, 추동현, 최민, 최진이 모두 달려왔다. 모두들 올 때는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는 태도로 왔지만 여울이를 보자 마자 모든 의심이 사르르 녹아버렸다. 최란이 어렸을 때 모습과 너무나 닮았기 때문이었다. 최란은 여울을 본 순간 그냥 너무나 마음에 쏙 들었다. 사업에만 매진하느라 손자 손녀를 본다는 것은 생각해 본 적도 없었는데 자신을 닮은 귀여운 녀석을 보니 순간적으로 마음이 사르르 녹아버렸다. 최란이 들어서니 여울이 고개를 들더니 말했다. “알겠다! 할머니구나!” “내가 그랬지? 애가 똑똑하다고. 역시 우리 집안 핏줄이 다르구나.” 장춘자는 어린애처럼 의기양양했다. 최란의 얼굴에도 웃음이 번졌다. “그래. 내가 네 할미다. 어떻게 알았니?” 여울이 고개를 갸웃했다. “우리 아빠랑 닮았는데요. 그래서 할머니인 줄 알았죠. 그리고 날 보고 웃을 때 제일 예쁘게 웃었어요. 우리 옆집 우현이네 할머니가 우현이를 볼 때 표정 같았어요.” “우현이가 누구냐?” “나랑 같이 노는 친구요. 걔네 할머니 할아버지는 우현이한테 엄청 잘해줘요. 나는 없었는데.” 여울이 고개를 푹 숙이고 말하더니 곧 웃었다. “근데 이제 나도 다 생겼네.” “그래. 이제부터는 너도 할머니도 있고 할아버지도 있구나.” 최란은 마음 아픈 듯 여울을 안아 올리더니 최양하를 흘겨보았다. “이렇게 큰 일을 숨기고 말을 안 하다니, 나중에 나 좀 보자.” 최대범도 맞장구를 쳤다. “우리 집안에 자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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